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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부동산 정책 해법 시민에게 묻는다…세제·전월세·공급 집중 토론

시민·전문가 등 100여 명 참석…장기보유자 세 부담·청년 월세 전환·민간 공급 위축 지적 오세훈 시장 "시장 안정 해법은 세금 아닌 선호 지역의 충분한 주택 공급"

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개최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_서울시)
6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개최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_서울시)

[시사매거진 박윤승 기자] 서울시가 정부 부동산 정책이 주택 보유자와 세입자, 공급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현장 중심의 제도 개선안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6일 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는 무주택 청년과 장기보유자, 공인중개사, 정비사업·민간임대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세제와 전월세시장, 주택공급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개최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_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개최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_서울시)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세제 개편과 실거주 요건 강화가 보유자의 세 부담을 넘어 전월세 매물 감소와 주거비 상승, 민간 주택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참석자들은 "전세 매물이 줄어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세금 부담 때문에 오랫동안 살던 집을 처분해야 할지 걱정된다", "공급 확대를 요구하면서 세제와 금융 규제로 공급자를 제약하고 있다"며 정책 현장에서 겪은 사례를 제시했다.

토론은 김병민 서울시 G3기획위원회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와 정재훈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노희천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 등 학계 인사와 부동산·세무·정비사업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번 토론회는 전문가 발제 중심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과 현장 관계자의 발언을 먼저 듣고, 전문가가 제도적 배경과 개선 방향을 설명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10분간 토론회 전 과정을 지켜보며 시민 발언과 주요 제안을 직접 기록했다. 오 시장은 모두발언에서 "서울시가 설명하는 자리보다 시민과 전문가의 목소리가 충분히 전달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보유자·고령층 "세 부담이 주거 선택까지 흔들어"

세제 분야에서는 장기보유자와 고령층, 비거주 1주택자, 등록임대사업자들이 보유세 부담과 정책 예측 가능성 약화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김준용 서울정비산업연합회 회장은 "장기간 보유한 주택의 임대소득으로 생활하는 고령층이나 가족 돌봄과 직장 문제로 실거주하지 못하는 시민까지 투기 수요로 간주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득이 감소한 고령층의 경우 집값 상승만을 기준으로 보유세가 늘면 거주 주택을 처분해야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등록임대사업자들은 정부 정책을 믿고 장기 임대 의무와 임대료 인상 제한을 준수했는데도 세제 혜택이 축소되면 정책 신뢰와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세제 개편 과정에서 조세 형평성뿐 아니라 조세 중립성, 국민 수용성, 기존 정책을 신뢰한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참석자들은 세 부담이 주택 소유자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과 임대물량 감소를 거쳐 세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전세 매물 감소…청년·서민 주거비 부담 확대 우려

전월세시장 분야에서는 세제 변화와 실거주 요건 강화가 임대 매물을 줄이고, 그 부담을 청년과 서민 세입자가 떠안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잠실에서 21년째 중개업소를 운영 중인 공인중개사 박준 씨는 "과거 단지별로 50~80개씩 나오던 전월세 매물이 최근에는 10개 이하로 줄었다"며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면 임차인이 서울 외곽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들은 아파트뿐 아니라 빌라와 다가구·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 임대시장의 공급 감소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김민정 씨는 "중개업소를 방문할 때마다 매물이 없다는 말을 들었고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집도 한두 곳에 불과했다"며 "전세대출 요건과 매물 부족 때문에 결국 월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세제 개편으로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면 어렵게 구한 집에서도 나가야 할지 불안하다"며 "청년들이 주거 걱정 없이 서울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임차가구 비중이 높은 서울에서는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제 변화가 전월세시장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 임대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청년과 서민이 감당할 수 있는 공공·민간 임대주택을 동시에 늘려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정비사업·비아파트·민간임대 공급 여건 개선 요구

주택공급 분야에서는 세금과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참석자들은 재개발·재건축과 비아파트, 기업형·장기 민간임대, 유휴부지 개발 등 가용한 공급수단을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택신축판매업자인 이도훈 씨는 "대출 규제와 취득·양도 단계의 세 부담으로 비아파트 공급 사업자가 신규 사업에 진입하기 어려워졌다"며 "공급 위축 원인을 바로잡지 않은 채 동일한 규제를 반복해서는 시장 정상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조강태 맹그로브 대표 등 민간임대 관계자들은 공공임대만으로 서울의 다양한 임대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업형·장기 민간임대가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법률과 세제, 금융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공공과 민간, 아파트와 비아파트, 정비사업과 유휴부지를 포괄하는 복합 공급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수요가 높은 지역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고 정비사업을 지연시키는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온라인 참여자들은 "고가 아파트 중심의 정책이 빌라와 다세대주택 공급이나 전셋값 안정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며 "장기 거주자와 세입자가 모두 살던 지역에서 밀려나는 정책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세제와 전월세시장, 주택공급 분야별로 정리해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장기보유자와 고령층의 세 부담 보완, 민간임대·비아파트 공급을 위한 세제·금융 여건 개선, 재개발·재건축 규제 합리화 등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세제 변화의 영향이 주택 보유자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전월세 세입자와 청년, 고령층, 임대주택 공급자에게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시민의 주거 불안을 키울 수 있는 제도에는 분명한 보완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근본 해법은 세금으로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원하는 지역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정비사업과 민간임대 공급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해 서울의 실질적인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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