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5천 원 주고 뭘 보란 말이냐”… 독이 된 섬박람회, ‘특정 정당 몰표’ 지역 비하 댓글까지 쇄도
개막 직후부터 콘텐츠 부족·편의시설 부실 지적… ‘특수’ 노리던 상인·주민들, 도리어 비난 역풍에 ‘눈물’
[시사매거진 조대웅 기자] 바람과 열기가 번갈아 스치는 박람회장 입구.
"세계 최초"라는 거창한 깃발을 내걸고 막을 올린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주행사장 곳곳에서는 관람객들의 찌푸린 얼굴과 거친 항의가 이어졌다.
입장료 1만 5,000원이 무색할 정도로 빈약한 전시 콘텐츠, 뙤약볕을 피할 그늘막조차 부족한 편의시설, 여기에 원활하지 못한 동선까지 겹치면서 개막 첫 주말부터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현장을 직접 다녀온 관람객들의 후기에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대부분 "볼거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뒷말이 무성한 실정이다.
문제는 단순한 행정 미숙에 대한 비판에서 그치지 않는다.
주요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박람회 부실 운용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비판의 화살이 엉뚱하게 지역 전체를 향한 혐오성 발언으로 급변했다.
특히 "특정 정당에 묻지마 몰표를 주는 지역이니 예산을 이따위로 써도 견제가 안 된다", "어차피 특정 당만 찍어주니 성의 없이 대충 만드는 것 아니냐"는 식의 '특정 정당 몰표 지역' 프레임을 씌운 정치적 비하 댓글이 연일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순수한 지자체 행사의 준비 부족이 정치적 셈법과 맞물려 상호 간의 갈등을 극대화하는 촉매제로 악화된 셈이다.
현장에서 만난 지역 상인들과 주민들의 표정은 어둡다 못해 참담함 그 자체다.
이번 박람회 특수를 기대하며 무리하게 인력을 늘리고 물량을 확보했던 자영업자들은 텅 빈 거리 앞에서 말을 잃었다.
돌산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행사만 열리면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고 해서 빚까지 얻어가며 준비했는데, 소문이 나쁘게 나고 인터넷에서 정치적 비하까지 터지니 손님 발길이 더 끊겼다”며 “특수는커녕 완전한 독이 되어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섬이 가진 생태적·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며 추진된 국제행사다. 하지만 치밀하지 못한 준비와 안일한 현장 대응은 도리어 지자체의 자산을 까먹고 찾아온 관람객들과 주민들에게 깊은 상처만 남겼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지역 비하나 정치적 흠집 내기가 아니다.
여수시와 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즉각 현장 목소리를 수렴하고 편의·전시 콘텐츠를 긴급 보완하는 진정성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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