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美 아처와 군용 AAM 협력…국산화·감항인증·수출 기반 구축
검증된 eVTOL '미드나잇' 군용 개조 추진…대한항공이 체계 통합 주도 FAA 인증 데이터 활용해 국내 기준 마련…방사청 신속시범사업 연계 주목
[시사매거진 박윤승 기자] 대한항공이 미국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기업 아처 에비에이션과 손잡고 군용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사업을 추진한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양사는 민간용 AAM 기체의 군용 개조와 체계 통합, 단계적 국산화, 감항인증 기술 확보, 해외 수출을 포괄하는 한·미 기술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해외에서 개발된 기체를 단순 도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대한항공이 군용 개조와 체계 통합을 맡고, 아처가 기체 기술과 감항인증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로 추진된다.
사업이 방위사업청 신속시범사업으로 선정되면 군 운용 적합성과 임무 수행 능력을 조기에 검증하고 국내 군용 AAM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군용 AAM은 병력과 물자 수송, 의무 후송, 탐색·구조, 특수작전 지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항공 전력이다. 미국 등 주요국은 미래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eVTOL 기반 군용 항공체계 연구와 실증을 확대하고 있다.
산악과 도서 지역이 많은 국내 지형에서도 군용 AAM은 기존 항공 전력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활주로 없이 이착륙할 수 있어 긴급 상황에서 병력과 물자를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처는 아처가 개발한 4인승 eVTOL 기체 '미드나잇(Midnight)'을 기반으로 한국군 임무 환경에 맞는 군용 개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드나잇은 미 공군과의 실증을 통해 군 활용 가능성을 시험한 기체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기 개발과 무인기 체계사업에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군용 개조, 임무장비 통합, 시험평가를 주도할 계획이다. 아처는 기체 기술자료와 시험 데이터, 미국 연방항공청(FAA) 감항인증 경험을 지원한다.
양사는 초기에는 검증된 해외 기체를 활용하되 군용 개조 기술과 주요 구성품을 단계적으로 국산화하는 로드맵도 마련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부품·장비 공급 참여를 확대해 장기적으로 군용 AAM 공급망과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아처가 보유한 FAA 감항인증 데이터는 국내 AAM 인증 기준을 정립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감항인증은 항공기가 설계와 제작, 운용 단계에서 안전기준을 충족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로, AAM 상용화와 군 전력화의 핵심 요건이다.
해외 인증 과정에서 확보한 시험자료와 데이터를 활용하면 국내 기준 수립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군용 AAM 사업에서 축적한 인증 경험은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상용화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군용과 민간용 체계의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 공통으로 적용되는 기술과 데이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방사청 신속시범사업을 통해 군 운용성을 검증한 뒤 단계적 전력화와 후속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업이 구체화되면 군용 AAM 기술 확보와 국내 감항인증 체계 구축, 공급망 국산화, 수출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추진될 수 있다.
해외 시장 진출도 검토 대상이다. 대한항공과 아처는 국내 실증과 군 운용 경험을 토대로 제3국에 군용 AAM 체계를 공급하는 공동 수출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관계자는 "군용 AAM은 대한민국이 미래 항공 전력과 방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라며 "아처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국내 AAM 기술과 감항인증 역량을 높이고 새로운 방산 수출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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