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기획예산처에 '노후 기반시설 개선' 국비 확대 요청
서울 시설물 58% 준공 30년 넘어…지하철·하수관 정비 재정 한계 복지사업 차등 보조율로 연 3조5738억원 추가 부담…국가 위임사무 재정 책임 촉구
[시사매거진 박윤승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하철과 도로, 하수관로 등 도시 기반시설 개선을 위해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24일 오전 한국재정정보원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을 만나 기반시설 재투자와 국비보조율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의 주요 기반시설을 수도권 주민뿐 아니라 전 국민이 이용하는 '국가적 공공재'로 규정하고, 지방자치단체 재원만으로 안전성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도로와 교량 등 기반시설은 1970~1980년대 고도성장기에 집중적으로 건설됐다. 현재 전체 시설물의 약 58%가 준공 후 30년을 넘기면서 유지관리와 성능 개선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울지하철 5~8호선 전기 분야 시설물 가운데 71.7%는 노후화에 따른 D등급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의 누적 적자는 무임승차 비용 등을 포함해 2026년 3월 기준 19조9000억원에 달해 자체 재원만으로 시설을 적기에 교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반침하 원인으로 지목되는 노후 하수관로 문제도 거론됐다. 서울시 하수관로 1만884㎞ 가운데 58%인 6309㎞가 설치 후 30년 이상 경과했다.
서울시는 최근 5년간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시비를 투입해 연간 약 100㎞를 정비했다. 하지만 매년 약 150㎞의 관로가 새롭게 노후 시설로 편입되면서 정비 물량이 노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노후 하수관로 정비사업에 국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서울시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서울시는 기반시설의 이용 범위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지원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 단위 복지사업에 적용되는 국비보조율 문제도 논의됐다. 서울시는 사회복지 분야 국고보조사업에서 다른 시·도보다 낮은 보조율을 적용받아 연간 3조4523억원을 추가 부담하고 있다. 전체 국고보조사업을 기준으로 한 추가 부담액은 3조5738억원으로 집계됐다.
아동수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보편적 복지사업이지만 서울의 국비보조율은 60%로, 다른 시·도의 70~80%보다 낮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26년 기준 1203억원을 추가 부담하고 있다.
정부안대로 2027년 아동수당 국비보조율이 15%포인트 낮아질 경우 서울시의 추가 부담은 2368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시는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시행되는 복지사업에는 지역별 재정 여건과 관계없이 국가가 일관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설계한 정책을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하면서 필요한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 구조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지방으로 이관되는 노동감독관 업무의 경우 다른 시·도는 보통교부세를 통해 인건비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반면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인 서울시는 관련 인건비 전액을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
제도가 전면 시행되는 2031년에는 노동감독관 운영에만 연간 약 257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서울시는 추산했다. 체납관리단과 공정수당·적정임금 제도 역시 정부가 정책을 결정했지만 집행 비용은 서울시가 부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기반시설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적기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보편적 복지사업과 국가가 지방에 위임한 사무는 국가가 재정까지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라며 "서울시에 대한 불합리한 비용 전가를 해소하고 국가의 재정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