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불닭', 누적 판매 100억 개 돌파…글로벌 IP 확장 본격화
1초당 63개 판매, 100여 개국 진출…신규 캐릭터 '페포' 앞세워 식품 넘어 콘텐츠·굿즈로 확장
[시사매거진 한창기 선임기자] 삼양식품의 글로벌 브랜드 '불닭(Buldak)'이 출시 14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억 개를 넘어섰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불닭 면류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100억 개를 돌파했으며, 누적 매출은 7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2012년 일본, 독일, 뉴질랜드 등 3개국 수출로 해외 시장에 첫발을 뗀 불닭은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판매되는 K-푸드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7년 누적 판매 10억 개를 달성한 뒤 2022년 40억 개, 2025년 90억 개를 넘어섰고, 이후 약 반년 만에 100억 개 고지에 올랐다.
현재 불닭의 연간 글로벌 판매량은 20억 개 수준이다. 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전 세계에서 1초마다 63개씩 판매되는 규모다.
불닭의 성장 배경에는 글로벌 팬덤과 디지털 소비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불닭을 먹고 공유하는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매운맛은 단순한 식품 경험을 넘어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미국 내 까르보불닭볶음면 품귀 현상과 유럽 지역 리콜 논란 역시 불닭의 국제적 영향력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수출 성과도 뚜렷하다. 삼양식품은 불닭 수출 확대에 힘입어 2025년 식품업계 최초로 9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현재 불닭은 한국 라면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K-푸드 확산을 이끄는 핵심 품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양식품은 누적 판매 100억 개 돌파를 계기로 불닭 브랜드의 지식재산권(IP) 강화에 속도를 낸다. 차세대 캐릭터 '페포(PEPPO)'를 전면에 내세워 식품 중심 브랜드를 디지털 콘텐츠, 굿즈, 체험형 마케팅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페포는 삼양그룹 계열사 삼양애니가 개발한 신규 캐릭터다. 기존 불닭 캐릭터 '호치'가 고추를 먹고 낳은 알에서 태어난 병아리라는 세계관을 갖고 있으며, 'K-Spicy' 열풍을 이끈 호치의 상징성을 이어받았다.
페포는 숏폼 콘텐츠와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캐릭터로 설계됐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머리 위 불꽃 심장이 반응하는 설정을 통해 불닭을 먹을 때 소비자가 느끼는 강렬한 자극과 즐거움을 시각화했다.
페포는 이미 글로벌 디지털 채널에서 소비자 접점을 넓혀왔다. 2024년 7월 문을 연 유튜브 채널 '페포(PEPPO)'는 구독자 106만 명을 넘겼고,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 채널로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제품 적용도 시작됐다. 페포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불닭 스와이시'와 올해 5월 출시한 '불닭 맥앤치즈' 패키지에 적용돼 현지 소비자 반응을 확인했다. 지난 3월 서울 명동사옥에서 열린 체험형 팝업스토어 '하우스 오브 번(House Of Burn)'에서도 페포를 활용한 복합 체험 공간을 선보였다.
삼양식품은 글로벌 캠페인 'Hotter Than My EX'와 태국에서 열린 식품 무역 박람회 '타이펙스-아누가(THAIFEX-ANUGA) 2026'에서도 페포를 공개하며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했다.
삼양애니 관계자는 "식품 업계에서 캐릭터는 대체로 제품의 맛을 알리는 보조 수단에 머물렀지만, 우리는 캐릭터를 독자적인 생명력을 지닌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방향을 선택했다"며 "이는 식품 제조사를 넘어 '먹고 즐기는 새로운 문화'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운맛의 아이콘이 된 호치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온라인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더 깊이 소통하기 위해 차세대 캐릭터 페포를 개발했다"며 "익숙한 성공 공식만 따랐다면 페포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에서도 페포 중심의 패키지 전환이 본격화된다. 삼양식품은 이달부터 페포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한 신규 불닭 패키지를 선보인다. 불닭소스를 시작으로 오리지널, 까르보 등 불닭볶음면 시리즈 제품에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또 캐릭터 공식 사이트 '페포월드닷컴'을 열고, 오는 8월부터 인형, 키링, 쿠션 등 관련 굿즈 판매에 나선다. 이를 통해 불닭 세계관을 제품 구매 경험에서 팬덤 기반 콘텐츠 소비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IP 강화 전략은 삼양식품이 제시한 '이터테인먼트'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삼양식품은 2023년 비전선포식에서 브랜드 IP와 콘텐츠를 활용한 사업 확장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최근 불닭 상표권 등록 추진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누적 판매 100억 개 돌파는 불닭 브랜드 고도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차세대 캐릭터 페포를 앞세워 글로벌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식품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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