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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엔진시험·조종훈련 인프라 확충…통합 항공사 안전체계 강화

제2 엔진 테스트 셀 가동에 통합 훈련 본격화…2030년엔 정비·훈련 역량 모두 대폭 확대

대한항공 엔진 테스트 셀(ETC)에서 엔진 출고 전 최종 성능 시험을 진행하는 모습.(사진_대한항공)
대한항공 엔진 테스트 셀(ETC)에서 엔진 출고 전 최종 성능 시험을 진행하는 모습.(사진_대한항공)

[시사매거진 한창기 선임기자] 대한항공이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 제2 엔진 테스트 셀(ETC)과 운항훈련센터를 축으로 통합 항공사 출범에 대비한 안전 운항 체계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항공기 정비 역량을 확충하고 조종사 훈련 체계를 표준화해 통합 이후에도 흔들림 없는 안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글로벌 시장 경쟁이 본격화할수록 안전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정비 인프라 투자와 훈련 시스템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고객 신뢰의 근간인 절대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비 부문 핵심 축은 엔진 테스트 셀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부천 공장에서 항공기 엔진 정비를 수행하고, 영종도 운북지구 ETC에서 정비를 마친 엔진의 최종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2016년부터 대한항공과 자회사 아이에이티(IAT)가 운영해 온 제1 ETC는 가로 14m, 세로 14m 규모로 조성돼 최대 15만파운드급 초대형 엔진 시험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준공한 제2 ETC는 가로 10m, 세로 10m 규모로, 최대 6만2000파운드급 엔진 시험이 가능한 최신 시설이다. 제1 ETC 인접 부지에 구축됐으며, 통합 이후 한진그룹 소속 항공기가 300여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비 효율성과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반으로 마련됐다.

제2 ETC는 대한항공의 신형 기종인 에어버스 A321neo 장착용 프랫앤휘트니(PW) PW1100G 엔진 시험에 중점을 두고 운영된다. 제1 ETC가 초대형 엔진 시험에 특화됐다면, 제2 ETC는 차세대 고효율 엔진 대응에 초점을 맞춘 설비다. 통합 이후 확대될 엔진 기종 다양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라는 것이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ETC 인근에서는 신규 엔진 정비 공장 증축도 진행 중이다. 총 578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시설은 연면적 14만211.73㎡ 규모로, 축구장 20개를 합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아시아 최대 항공 정비 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완공 이후에는 엔진 정비의 시작부터 최종 시험까지 한 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체계 구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비 역량 확대 계획도 구체적이다. 대한항공의 자체 엔진 정비 가능 물량은 올해 기준 연간 134대에서 2030년 5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 가능한 엔진 모델도 현재 6종에서 2030년 12종으로 확대된다. 현재 대한항공이 정비할 수 있는 엔진은 PW1100G(A321neo), PW4062(B747-400), PW4168·PW4170(A330), PW4090(B777-200·300), CFM56-7B(B737), GE90-115B(B777-300ER/F) 등이다.

내년부터는 GEnx-2B(B747-8F/I), GEnx-1B(B787-9·10), LEAP-1B(B737 MAX) 엔진 정비 능력이 추가로 확보된다. 또 A350 기종에 탑재되는 롤스로이스 트렌트 XWB-84(A350-900), XWB-97(A350-1000), LEAP-1A 등 신형 엔진에 대한 타당성 검토도 2030년 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오버홀 경쟁력 강화는 국내 항공업계의 해외 정비 의존도를 낮추고 외화 유출을 줄이는 효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운항 안전의 또 다른 축은 운항훈련센터다. 2016년 개관한 대한항공 운항훈련센터는 지상 3층, 연면적 8023㎡ 규모의 국내 최대급 훈련 시설로, 신입과 재직 운항승무원을 대상으로 실제 비행 상황에 준하는 안전 훈련을 수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운항승무원은 항공법규에 따라 연 2회 정기비행훈련과 연 1회 정기 SPOT(Special Purpose Operational Training) 훈련을 받는다. 센터는 일부 점검일을 제외하고 연중 24시간 운영되며, 지난해 훈련 인원은 연인원 5000명을 넘었다.

센터에는 항공기 조종실 환경을 그대로 구현한 조종사 모의비행장치(FFS) 12대가 기종별로 배치돼 있다. FFS는 정상 운항 훈련은 물론 엔진 이상, 시스템 고장 등 각종 비정상 상황 대응 훈련에 활용되는 핵심 장비다. 장비 하단에는 진동과 기울기를 구현하는 유압 및 전기장치가 연결돼 있어 실제 비행과 유사한 감각을 제공한다. 계기판, 좌석 배치, 조작 버튼, 조명까지 실제 조종 환경에 맞춰 설계됐고, 항로와 공항 정보도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4월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운항승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사 운항승무원 기본훈련'도 운영하고 있다. 양사 기재 차이와 운항 절차를 공유하고 비상·보안 훈련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년여 동안 온라인 교육 시스템 통합, 비대면 실시간 교육 체계 구축, FFS 훈련 및 평가 프로그램 표준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장기적으로는 통합 항공사 체제에 맞춘 대규모 훈련 인프라도 추진한다. 대한항공은 경기도 부천시에 약 1조2000억 원을 투입해 '미래항공교통(UAM) & 항공 안전(Aviation Safety) 연구개발(R&D)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2027년 착공, 2030년 5월 가동이 목표다. 이곳에 들어설 새 운항훈련센터는 FFS를 최대 30대까지 확대하고, 연간 2만 명 이상의 국내외 조종사 교육이 가능한 규모로 설계된다.

대한항공은 엔진 정비부터 조종사 훈련까지 안전 운항 전 과정을 자체 인프라로 고도화해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에도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비와 훈련의 동시 확장은 통합 이후 항공기 운용 규모 확대에 대응하는 동시에, 안전을 경쟁력의 중심에 두겠다는 대한항공의 전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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