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오세훈 서울시장, 글로벌 시장단과 'AI 도시' 협력 논의…스마트도시 공조 확대

'단일대오' 주문한 박근혜…흔들리는 국민의힘에 구심점 던졌다

장동혁·정점식 갈등설에 "부모도 의견 다를 수 있어"...당내 충돌 봉합하고 지도부 중심 결집에 힘 실어 현실정치 복귀엔 선 긋지만 존재감 여전...정기국회 앞둔 국민의힘에 리더십 회복의 공간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개최된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의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_시사매거진 장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개최된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의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_시사매거진 장석 기자)

[시사매거진 장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연찬회 등판이 당내 갈등으로 흔들리던 보수진영에 새로운 정치적 공간을 만들었다.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사이의 이견, 비당권파의 반발,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을 둘러싼 내부 충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당의 한복판에 서서 '단합'과 '신뢰'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전직 대통령의 격려를 넘어, 분열된 당이 다시 하나의 전열을 갖춰야 한다는 보수 진영 내부의 요구에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응답한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정당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서로를 증오하거나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개인의 이해관계보다 국가를, 당내 이해관계보다 국민의 삶을 앞세워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개혁이고 국민이 절실히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대목은 박 전 대통령의 등장 자체다. 2017년 탄핵과 수감, 이후 특별사면을 거친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이 주최한 공식 의원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의 전략과 전열을 가다듬는 연찬회였다. 정 원내대표가 대구 달성군 사저를 직접 찾아 참석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번 행보는 정치적 의미가 작지 않다.

여기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장 대표 개인에 대한 지원으로만 읽는 것은 절반의 해석에 그친다. 박 전 대통령이 실제로 꺼내든 화두는 '장동혁 지지'가 아니라 '지도부 중심의 단합'이었다. 장 대표에게 힘을 실으면서도 정 원내대표를 배제하지 않았고, 오히려 두 사람 사이의 이견을 당을 위한 정상적인 의견 조율의 범주에 놓았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전날 비공개 차담회에서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에게 "부모끼리 얘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결국 집이 잘되기 위해서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사안에 따라 다른 판단을 할 수 있지만 그 목적은 결국 당이 잘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발언은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 제기된 '투톱 갈등설'에 대한 박 전 대통령식 해법으로 풀이된다. 누구의 손을 들어 갈등의 승패를 가르는 대신, 충돌 자체를 당을 위한 경쟁으로 재규정하고 그 끝에는 하나의 진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이 메시지가 갖는 효과는 분명하다. 장 대표에게는 당내 반발을 누르고 지도부 중심의 리더십을 이어갈 명분이 생긴다. 정 원내대표에게는 박 전 대통령을 연찬회에 초청한 정치적 선택이 특정 계파를 위한 행동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여지가 커진다. 박 전 대통령이 특정인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는 유 의원의 설명도 같은 맥락이다.

박 전 대통령의 등장은 투톱 가운데 한 사람을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두 축을 한 테이블에 다시 앉히는 효과를 낸 셈이다. 이는 정기국회를 앞둔 국민의힘으로서는 상당히 중요한 장면이다. 당은 현재 내부적으로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 비당권파 징계, 지도부 운영 등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연찬회 역시 당초 의원들의 참여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101명이 참석했다. 연찬회 현장에서는 지도부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자제하며 원팀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은 이 같은 분위기에 정치적 무게를 더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의 문제는 '무엇을 주장할 것인가' 못지않게 '누가 당을 대표해 하나의 목소리를 낼 것인가'에 있었다. 대여 투쟁의 명분이 있어도 내부에서 지도체제의 정당성을 놓고 충돌하면 전선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 향한다. 박 전 대통령이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고 한 것도 정확히 이 지점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이번 연찬회에서 단순히 과거의 보수정권을 회고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한 안보 책임, 체감 가능한 경제 회복, 선관위 특검 등 현재 국민의힘이 직면한 현안까지 언급하며 당이 야당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했다. 과거의 정치적 상징을 현재의 정치적 의제로 연결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연찬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존재감은 '친박의 귀환'이라는 낡은 프레임보다 '보수의 구심점 복원'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유 의원이 앞서 박 전 대통령을 보수 진영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으로 언급한 것도 이번 행보를 이해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박 전 대통령 본인이 현실 정치 복귀에 선을 긋고 있다고 하더라도, 보수층에서 형성된 정치적 상징성과 영향력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개최된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_국민의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개최된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_국민의힘)

이번 등판이 장 대표에게 반가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 대표는 취임 1주년을 맞아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하며 당의 체질 개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당내에서는 지도체제를 둘러싼 반발과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지도부 중심의 단결을 주문한 것은 장 대표에게 정치적 방어막 하나를 더해준 효과가 있다.

다만 이것을 박 전 대통령이 장 대표의 모든 행보에 동의했다는 뜻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도부를 향해서도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즉 '지도부 중심'이라는 말과 함께 '국민의 뜻'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지도부가 단합의 명분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인정받는 방향으로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지점에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장 대표에게 힘을 실으면서도 동시에 숙제를 던진다. 당내에서 지도부를 중심으로 뭉치라는 요구를 받았다면 이제 장 대표가 보여줘야 할 것은 내부 장악 자체가 아니다. 갈등을 정리한 뒤 어떤 정책과 전략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 그리고 소수 야당의 한계를 넘어 외연을 어디까지 넓힐 것인지다. 

박 전 대통령의 이번 행보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이유도 분명하다. 이번 연찬회 메시지는 과거의 향수를 소환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당내 분열을 거두고 지도부를 중심으로 전열을 정비해 국민을 향해 다시 나아가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물론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평가는 여전히 첨예하다. 탄핵과 국정농단이라는 과거사에 대한 정치적 논쟁도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연찬회에서 확인된 것은 적어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등장 자체가 갈등을 확대하기보다 의원들을 한 공간에 묶고, 당이 직면한 위기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촉매로 작동했다는 사실이다. 의원들은 박 전 대통령의 입장과 퇴장 때 기립박수로 맞았고, 연설 도중에도 여러 차례 박수가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의 이번 연찬회 등판은 '누구의 편인가'를 묻는 정치보다 '국민의힘이 다시 하나의 당으로 기능할 수 있느냐'를 묻는 정치에 가까웠다. 장 대표에게는 리더십을 이어갈 명분을, 정 원내대표에게는 독자적 정치행보라는 오해를 벗어날 공간을, 국민의힘 전체에는 내부 충돌을 외부 경쟁으로 전환할 시간을 각각 안겼다.

이제 공은 국민의힘 지도부로 넘어갔다. 박 전 대통령이 열어준 것은 결집의 공간이지 지도부의 책임을 덜어주는 명분은 아니다.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가 '부모의 의견 차이'로 표현된 갈등을 실제 협력으로 바꾸고 그 에너지를 민생과 정책, 대여 전략으로 전환해내느냐가 국민의힘의 단일대오 구축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현실 정치 복귀에는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이번 등판으로 확인된 것은 정치적 영향력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당이 분열할수록 통합을 주문하고, 보수가 흔들릴수록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적 자산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민의힘이 이번 메시지를 일회성 격려로 소비할지, 보수 재정비의 동력으로 이어갈지는 이제 당의 몫이다.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