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씨는 되고 김민석 씨는 안 되나"...김태규, 법사위서 민주당 '이중잣대' 직격
"예의는 당신들이 지켜라"...민주당 '김민석 씨' 항의에 조희대 호칭으로 역공 '법기술원장' 발언 정면 겨냥...검찰개혁 이어 사법부까지 겨눈 여권 공세에 거침없는 반박
[시사매거진 장석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여야 의원들의 거친 설전으로 얼어붙었다. 발단은 단 한마디였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김민석 씨'라고 지칭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즉각 반발했고, 김 의원은 오히려 "조희대 씨는 괜찮고요?"라고 되받아쳤다.
단순한 호칭 논쟁으로 보였던 충돌의 이면에는 최근 민주당과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싸고 격화한 사법부 공방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이날 민주당의 '예의' 공세를 그대로 받아치는 데 그치지 않고 김 대표가 조 대법원장을 향해 사용한 표현을 끌어와 민주당의 사법부 비판 방식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1일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은 조원철 법제처장을 상대로 정치권의 사법부 관련 논란을 거론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당 대표가 된 김민석 씨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보고 '법기술원장'이라고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김 대표를 '씨'라고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정면으로 맞받았다. "조희대 씨는 괜찮고요?" 김 대표가 앞서 조 대법원장을 '조희대 씨'라고 부르며 강한 비판을 쏟아낸 상황을 겨냥한 반문이었다.
김 의원의 한마디는 곧바로 법사위 내 설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의원들이 "예의를 지키라"고 항의하자 김 의원은 "당신들이나 지키라"고 응수했고, 이어 "조용히 하라", "왜 반말이냐", "어디다 대고 그러느냐" 등의 고성이 오갔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김 의원을 향해 무례하다고 비판하자 양측의 언쟁은 더욱 거칠어졌다. 나이와 선후배 관계까지 거론되면서 회의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격앙됐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발언 질서를 정리하려 나섰지만 김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박 의원이 이른바 '참교육'을 언급하자 김 의원 역시 "참교육이 필요한 건 당신"이라고 받아치면서 공방은 개인 간 신경전을 넘어 여야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졌다.
김 의원이 이날 던진 메시지는 호칭 논쟁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이어진 질의에서 김 대표의 '법기술원장' 표현을 다시 꺼내 들며 사법체계 개편 문제와 연결했다.
김 의원은 "검찰청도 검찰총장이 있는데 공소청이 되듯 대법원도 법기술원으로, 대법기술원이 되겠네요"라고 꼬집으며 조 법제처장에게 실제로 그러한 변화가 가능한지를 물었다. 민주당이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사법부 최고기관인 대법원까지 정치적 언어의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흐름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김 의원의 공세는 검찰개혁 문제로도 이어졌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을 상대로는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이 사라진 이후에도 검찰의 구속 제도가 유지되는 데 따른 법적·실무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김 의원은 수사권을 갖지 못한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현행 구조를 문제 삼으며 "수사도 안 하고 수사권도 없는데 사람을 20일 동안 잡아놓는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과거 검사가 직접수사를 전제로 운영되던 구속제도가 형사사법 구조의 변화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될 경우 새로운 법적 공백이나 제도적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 차관은 "검찰의 수사권 조정 이후 구속제도 운영과 관련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의 이날 법사위 발언은 '김민석 씨'라는 호칭에서 시작됐지만, 그가 겨냥한 지점은 보다 넓었다. 민주당이 사법부 수장을 향해 거친 표현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자신에게만 '예의'를 요구하는 것은 이중잣대라는 논리를 앞세워 역공의 포문을 연 것이다. 동시에 검찰개혁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형사사법 체계의 빈틈까지 짚어내며 여권이 추진하는 사법·수사 시스템 개편의 허점을 부각했다.
특히 이날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에 대한 현안질의 출석 요구안을 처리한 점까지 감안하면 법사위를 둘러싼 여야 충돌은 일회성 말싸움으로 끝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오는 31일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의 상고심 전원합의체 회부 등을 놓고 현안질의를 예고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이를 사법부를 국회가 압박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이날 법사위에서 '호칭'이라는 가장 작은 쟁점을 사법부를 둘러싼 여권의 공세와 형사사법 체계 개편이라는 보다 큰 전선으로 끌어올렸다.
"조희대 씨는 괜찮고 김민석 씨는 왜 안 되느냐"는 반문은 단순한 호칭 시비에 머물지 않았다. 사법부를 향한 민주당의 공세와 '내로남불식' 잣대를 정면 겨냥한 김 의원의 맞불이었다. 법사위에서 야당의 공세를 정면으로 받아치며 존재감을 드러낸 김 의원이 향후 사법·수사체계 개편과 사법부 독립을 둘러싼 여야 대치 국면에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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