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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정치本色] 민주당, '분열' 보다 '단합'이 필요할 때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지금 민주당 진영 내부에서는 '문조털불래유'와 '한강새똥돼주길'이라는 기괴한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각 세력들이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조롱하는 용어로 회자된다. 급기야 보수 언론의 칼럼에조차 등장했다.

'문조털불래유'는 문재인(문), 조국(조), 김어준(털보), 매불쇼(불), 정청래(래), 유시민(유)을 가리키는 말이고, '한강새똥돼주길'은 한준호(한), 강득구(강), 김민석(새), 이동형(똥), 김용민(돼), 이언주(주), 송영길(길) 등을 묶어 부르는 표현이다. 그 과정에서 특정 인물들에게는 노골적인 멸칭까지 붙는다.

원조는 '문조털래'였다. 이후 '유(유시민)'가 추가 되었고, 이제는 '문조털불래유' 또는 '문조털래유욱'으로 늘었다. 이에 맞서 반대편에서는 '한강새똥돼주길'이라는 맞불 용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마치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처럼 한 사람씩 추가될 때 마다 멸칭은 끝도 없이 길어질 태세다.

처음 이 표현들을 접한 사람들은 대체 무슨 암호인가 싶을 정도다. 뜻을 하나하나 풀어봐야 비로소 누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단순히 이름이 길고 난해하다는 데 있지 않다. 그 안에는 상대를 정치적 동지가 아닌 공격과 조롱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담겨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표현들이 이제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조차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문조털불래유'를 이야기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한강새똥돼주길'을 이야기한다. 상대를 비판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낙인찍고 조롱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정당은 원래 다양한 생각과 노선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같은 목표를 향해 가더라도 방법은 다를 수 있고, 정치적 견해 역시 다를 수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정당정치의 본질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토론과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기 시작하는 순간, 정당은 스스로를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지금 민주당 안팎에서 벌어지는 모습은 솔직히 불편하다. 정책과 비전의 경쟁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한 편 가르기가 더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의 주장에 반박하기보다 상대가 속한 그룹을 공격하고, 토론하기보다 조롱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이 정말 그것일까. 민주당의 목적은 분명하다.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를 성공시키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일 테다. 그렇다면 지금 당내에서 벌어지는 소모적인 권력투쟁과 계파 갈등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민주당은 이미 분열의 대가를 경험한 정당이다. 2003년 민주당은 신주류와 구주류의 갈등 끝에 분당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당시에도 서로를 향한 비난과 공격이 난무했다. 열린우리당 출범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난닝구'와 '빽바지'라는 멸칭이 난무했고, 정책 경쟁보다 계파 갈등이 앞섰다. 국민은 실망했고, 결국 열린우리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의 '문조털불래유'와 '한강새똥돼주길'을 보고 있으면 그 시절의 '난닝구 대 빽바지' 논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표현만 달라졌을 뿐 본질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는가. 마르크스는 프랑스대혁명 이후의 프랑스 정치상황을 빗대어 처음에는 비극으로, 두 번째는 희극으로 나타났다고 했지만 민주당의 역사에서 분열은 결코 희극이 된 적이 없었다. 늘 비극으로 끝났고, 결국 그 피해는 선량한 당원과 지지자, 그리고 민주당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돌아갔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지금 국민이 민주당에 요구하는 것은 계파 전쟁, 당권 경쟁이 아니다. 민생경제를 살리고, 양극화를 완화하며, 개혁 과제를 성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국민은 누가 당권을 잡느냐보다 누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느냐에 더 관심이 있다.

그런데도 내부에서 당권을 두고 치킨게임이 계속된다면 결과는 뻔하다. 상대를 무너뜨리려다 함께 추락하는 것이다. 정치에서 분열은 언제나 상대 진영보다 자신을 먼저 망하게 한다. 

민주당의 역사를 돌아보면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민주당은 통합할 때 승리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그랬고, 노무현 대통령도 그랬다. 문재인 정부 역시 다양한 세력의 연대와 통합 위에서 탄생했다. 이재명 정부 또한 성공하려면 특정 계파의 승리가 아니라 더 넓은 연대와 포용 위에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대를 향한 새로운 멸칭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이 아니다. '문조털불래유'든 '한강새똥돼주길'이든 그런 말들이 늘어날수록 상처만 깊어진다. 필요한 것은 서로 다른 생각을 인정하면서도 더 큰 목표를 위해 함께 가는 정치다. 민주당의 궁극적 목적인 정권 재창출은 어느 한 계파가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민 역시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하는 정당에 미래를 맡기지 않는다.

분열의 언어는 잠시 환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통합의 리더십만이 승리를 만든다. 따라서 지금 민주당이 선택해야 할 길은 명확하다. 상대를 향한 조롱과 낙인의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함께 가는 통합의 정치를 선택할 것인가.

민주당이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과 민주당 정권 재창출이라는 더 큰 목표를 진정으로 이룰 생각이 있다면 답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누가 더 큰 목소리로 상대를 공격하느냐가 아니다. 서로를 적으로 만드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를 품는 정치, 분열의 언어가 아니라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걸 밖에서는 다 안다. 그야말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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