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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뿔미디어 칼럼]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결국 남는 것은 기록이다

몇 년 사이 글을 쓰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보도자료 한 편을 작성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문장을 다듬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은 생성형 AI에 몇 가지 키워드만 입력해도 순식간에 초안이 완성된다.

글쓰기의 문턱이 현저히 낮아졌지만 정보의 가치는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하얀뿔미디어가 기업 대표나 자영업자, 강사, 인플루언서들을 대면할 때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콘텐츠는 꾸준히 올리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없다."
"광고를 집행해도 클릭률은 올라가도 전환률이 낮다."
"검색해보면 우리 이야기가 거의 안 나온다."

홍보 업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고민들이다.

예전에는 광고를 많이 하면 사람들이 알게 됐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구매하기 전 먼저 검색부터 한다. 거래처를 검토할 때도, 강연자를 섭외할 때도, 병원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검색창에 이름을 입력하고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것이 있다. 기록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알려지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시장이 먼저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그 이야기를 정리해야 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세상 밖으로 꺼내야 한다.

하얀뿔미디어가 국내외 다양한 박람회들에서 만나온 중소기업 대표님들 가운데는 10년 넘게 한 분야에서 사업을 해왔음에도 온라인상에 남아 있는 자료가 거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회사 홈페이지 외에는 기업을 설명할 만한 정보가 없는 것이다.

반대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히 자신의 활동을 기록해 온 기업들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신제품 출시 소식, 기술 개발 과정, 사회공헌 활동, 수상 이력, 전시회 참가, 협약 체결 등 하나하나가 쌓이면서 기업의 이력이 된다.

기록은 남는다.

몇 년 전 기사 한 건이 새로운 거래처와의 미팅에서 언급되기도 하고, 오래전에 보도된 인터뷰가 투자 검토 과정에서 참고 자료가 되기도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일종의 디지털 자산인 셈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이러한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AI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누구나 글을 만들 수 있고, 누구나 그럴듯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다.

사람들은 점점 콘텐츠의 양보다 출처를 보기 시작했다.

어디서 나온 정보인지, 실제 활동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인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는지 살펴본다.

사람들은 화려한 문구보다는 축적된 기록을 더 신뢰한다. 결국 브랜드를 설명하는 것은 단발적 확성기 집행 보다는 시간 속에 남겨진 이야기들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각 분야 전문가도 마찬가지다. 인플루언서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이 걸어온 과정과 성과, 생각과 철학을 꾸준히 기록한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를 얻는다. 반면 기록이 없는 사람은 다시 처음부터 자신을 설명해야 한다.

PR은 회사를 알리는 일이 아닌 자신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남기는 과정에 가깝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다.

그래서 오히려 기록의 가치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결국 사람들은 화려한 문구보다 실제로 남아 있는 이야기를 찾는다. 그리고 그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 사람과 기업의 신뢰를 설명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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