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용우 정치本色] 호남장골 송영길, 연수의 밭을 갈다
시인 김지하가 예전에 말했던 ‘호남장골(湖南壯骨)’이 떠오른다. 전남의 바다와 섬, 거친 바람을 맞고 자란 이들은 대체로 뼈대가 굵고 기개가 단단하다. 단순히 체격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버텨낸 힘의 형상이다.
그 계보는 낯설지 않다. 고흥의 씨름판과 권투 링, 해남의 바다와 완도의 필드에서 우리는 이미 수많은 ‘장골’들을 보아왔다. 거칠지만 단단하고, 묵묵하지만 끝내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완도의 청해진에 근거지를 두었던 해상왕 장보고의 후예들이다. 박치기의 명수 김일,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골프 황제 최경주가 나왔다. 그리고 지금, 그 계보를 잇는 한 사람이 인천 연수에 섰다.
민주당 전 당 대표였던 송영길.
그는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노동과 현장을 거쳐 정치에 들어왔다. 182cm, 95kg의 체격만이 아니라, 오랜 정치의 풍파 속에서 다져진 내구력이 그의 자산이다.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던 시절부터 시작된 그의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는 ‘버티는 힘’과 ‘결국 해내는 방식’을 체득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일이다.
과거에는 다소 거칠고 직선적인 인상도 있었지만, 세월과 경험은 사람을 바꾼다. 최근의 그는 단단함 속에 유연함을 더한 모습이다. 풍파를 겪으며 다듬어진 정치인, 그것이 지금의 송영길이다.
인천 연수는 국제도시이자, 미래 산업과 주거가 교차하는 전략적 공간이다. 화려한 말 보다는 실행, 구호가 아니라 추진력을 선호한다.
황소는 말이 없다. 대신 밭을 간다. 묵묵히, 그러나 끝까지. 지금 연수에 필요한 것도 그런 힘이다. 보여주기보다 결과로 말하는 사람, 갈등보다 성과로 증명하는 사람, 호남의 장골이 인천 연수에 섰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밭을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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