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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환경칼럼] 전재수의 ‘그린시티 부산’, 선언을 넘어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
식목일에 맞춰 발표한 전재수 의원의 ‘그린시티 부산’ 구상은 분명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 기후위기와 미세먼지라는 이중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도시숲을 중심으로 한 환경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정책적 감각과 문제의식 모두에서 의미 있는 접근이다. 특히 노후 산업단지와 항만 배후부지에 ‘그린방파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은 부산이 안고 있는 구조적 환경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구상은 단순한 미관 개선이 아니라 ‘도시의 공기를 바꾸겠다’는 목표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미 다양한 연구에서 확인되듯, 도시숲은 미세먼지 저감과 탄소 흡수, 열섬 완화에 이르기까지 복합적인 환경 효과를 가진 핵심 인프라다. 산업단지와 주거지 사이에 조성된 차단숲이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는 점은, 전 의원의 ‘그린방파제’ 구상이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충분한 정책적 근거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그린포켓’, ‘나무연금’과 같은 시민 참여형 정책은 기후정책의 방향성을 잘 짚은 시도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행정만의 과제가 아니라 시민의 생활 속 실천과 결합될 때 비로소 실효성을 갖는다. 도시 곳곳에 생활권 녹지를 확충하고, 시민이 직접 나무를 심고 가꾸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장치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낙동강과 금정산을 중심으로 한 생태축을 서부산 발전 전략과 연결하려는 구상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환경과 개발을 대립적으로 보던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시도로 읽힌다. 이제 도시는 더 이상 ‘얼마나 개발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가능한가’로 평가받는 시대에 들어섰다.
그러나 분명히 짚어야 할 지점도 있다. 이 구상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정책의 밀도’가 훨씬 더 촘촘해져야 한다. 도시숲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사업이 아니다. 토지 이용 계획, 예산 확보, 수종 선택, 유지관리, 그리고 무엇보다 과학적 효과 검증까지 포함된 종합 정책이다. 실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탄소흡수량이 얼마인지에 대한 정량적 목표와 평가체계가 함께 제시되지 않는다면 정책은 쉽게 상징에 머무를 수 있다.
특히 부산의 경우 계절별 대기 정체와 외부 유입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도시다. 겨울과 봄철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여름철에는 해풍과 강수로 완화되는 특성을 고려할 때, 도시숲 정책 역시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단순한 녹지 확대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조성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핵심이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은 ‘유지관리’다. 많은 도시들이 녹지 확충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관리 부족으로 효과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어 왔다. 도시숲은 조성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다. 장기적인 관리 예산과 시민 참여 시스템, 그리고 전문 인력 확보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정책의 지속성은 담보되기 어렵다.
결국 ‘그린시티 부산’의 성패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에 달려 있다. 방향은 옳다. 이제 남은 것은 그것을 얼마나 구체적이고, 과학적이며,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구현하느냐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부산은 더 이상 회색 도시로 머물 수 없다. 미세먼지와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도시숲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전재수 의원의 구상이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낼 수 있을지, 이제는 그 실행력을 지켜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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