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오세훈 서울시장, 글로벌 시장단과 'AI 도시' 협력 논의…스마트도시 공조 확대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 단순 시간 확대보다 '현장의 전문성'이 우선이다

센터의 수수료 횡포와 활동지원사의 '약자화' - 대한민국 복지의 기만적 구조를 해부한다

[시사매거진 임정빈 기자] 장애인의 자립 생활을 보장하는 '장애인 활동지원 제도'가 시행된 지 수십 년, 외형적 예산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커졌으나 현장의 체감 온도는 영하권이다. 수급자는 "사람이 없다"고 울부짖고, 지원사는 "살 수가 없다"며 현장을 떠난다. 이 거대한 불일치의 중심에는 '전달 체계의 왜곡'과 '수수료 횡포'라는 괴물이 버티고 있다. 양적 확대라는 장밋빛 환상 너머, 썩어 들어가는 복지 현장의 내실화를 위해 정밀 진단에 나선다.

 

(가) 수가 체계의 비현실성과 센터의 수수료 횡포: '중간 착취'의 합법화

매년 인상되는 최저임금은 활동지원사들에게 남의 나라 이야기다. 정부가 책정한 '활동지원 수가'에는 활동지원사의 임금뿐만 아니라 센터의 운영비, 퇴직 적립금, 4대 보험료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모순의 핵심: 서비스 제공 기관(센터)이 수가에서 떼어가는 이른바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 일부 센터는 법적 가이드라인을 교묘히 이용해 운영비 명목으로 과도한 금액을 선취하며, 이는 고스란히 활동지원사의 실질 임금 저하로 이어진다.

약자의 양산: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지원해야 할 활동지원사들이, 정작 센터의 수수료 횡포 앞에서는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또 다른 약자'로 전락하고 있다. 복지 예산이 현장의 노동자가 아닌 '기관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되는 구조적 모순을 혁파해야 한다.

 

(나) 서비스 미매칭의 실상: '마법의 숫자' 뒤에 숨겨진 거부권

정부는 활동지원사 인력이 양적으로 팽창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이는 통계의 착시일 뿐이다.

선별적 매칭: 최중증 장애인, 도전적 행동(돌발 행동)이 강한 발달장애인, 혹은 와상 장애인의 경우 활동지원사들이 매칭을 기피한다. 일은 힘들지만 수가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결국 난도가 높은 수급자일수록 서비스 공백은 커지고, 가족의 독박 돌봄은 심화된다.

인력의 고령화와 전문성 결여: 활동지원 인력의 급격한 고령화는 서비스의 질적 하락뿐만 아니라, 위급 상황 대처 능력 저하를 초래한다. 젊고 유능한 인력이 유입되지 않는 이유는 '비전 없는 저임금 노동'이라는 낙인 때문이다. 단순 교육 이수를 넘어선 '전문 자격화'와 그에 따른 파격적인 수당 체계가 도입되어야 한다.

 

(다) 24시간 지원 체계의 허상: 밤이 되면 멈추는 복지 시계

지자체들이 다투어 '24시간 지원'을 약속하지만, 야간과 공휴일에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거점형 전문 케어의 필요성: 개별 매칭에만 의존하는 현 방식으로는 야간 공백을 메울 수 없다. 동네마다, 혹은 지역 거점별로 '야간 긴급 돌봄 센터'를 운영하여 전문 인력이 상주하고, 응급 상황 발생 시 즉각 투입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가족이 잠시라도 숨을 쉴 수 있는 '실질적 휴식'은 여기서 시작된다.

 

[정책 제언: 대한민국 복지의 0.1% 오차 없는 재설계]

1. 정보 비대칭 해소: '복지판 배달의민족' 이상의 플랫폼 고도화

지자체별로 흩어진 인력 정보를 통합하고, 수급자의 특성과 지원사의 전문성을 실시간으로 매칭하는 고도화된 플랫폼이 필요하다. 단순히 명단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매칭 성공률과 서비스 만족도를 데이터화하여 관리해야 한다.


2. 센터 수수료 규제 및 투명성 강화

센터가 떼어가는 수수료의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정 수준 이상의 수수료 취득을 법적으로 제한해야 한다. 절감된 수수료는 전액 활동지원사의 '전문성 수당'으로 환원되어야 한다.


3. 장애 유형별 '특화 전문 지원사' 양성

모든 장애를 똑같이 대우하는 평등은 현장에서 '불평등'을 낳는다. 치매, 와상, 도전적 행동 등 고난도 케어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 전문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는 '특화 수당'을 지급하여 인력의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


4. 유연한 정책 대응과 인력 재배치

복지 정책은 고정된 상수가 아니다. 인력이 남는 곳은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부족한 곳은 과감한 인센티브를 통해 채우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 규제할 때는 엄격하게, 지원할 때는 화끈하게 하는 것이 임정빈 평론가가 제안하는 복지 전략의 핵심이다.

 

 

임정빈 기자기자의 다른 기사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