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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2년차' 첫 정기국회...여야, 입법·청문·800조 예산 '100일 전쟁' 돌입

與 '국정과제 관철' vs 野 '입법 독주 저지'...부동산·사법개혁 정면충돌 개각 청문회·특별감찰관·대법관 재제청까지 전선 확대...800조 예산 놓고도 '원안 사수' vs '대폭 삭감'

국회 본회의장.(사진_시사매거진)
국회 본회의장.(사진_시사매거진)

[시사매거진 장석 기자] 이재명 정부 2년차 첫 정기국회가 내달 1일 막을 올린다. 100일간 이어질 이번 정기국회는 새 정부 출범 직후 여야가 맞붙었던 지난해와 달리, 여당이 국정과제의 입법화를 본격 추진하고 야당은 국정 성과를 검증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과 사법개혁 등 쟁점 법안부터 대규모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역대 최대 규모가 예상되는 800조원대 예산안까지 여야가 정면 충돌할 전선이 곳곳에 깔려 있다.

국회는 1일 오후 2시 본회의장에서 개회식을 열고 정기국회 일정에 들어간다. 3일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시작으로 7∼8일에는 양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다. 9∼11일과 14일에는 대정부질문이 이어지고, 10월 6일부터는 3주간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9월 17일과 10월 1일에도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사실상 정기국회 초반부터 여야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국회의 첫 번째 승부처는 입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물가 안정과 주거 문제, 소상공인 지원, 자본시장 개혁 등을 앞세워 이재명 정부의 정책 추진을 뒷받침할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재개발·재건축을 촉진하기 위한 도시정비법과 부동산감독원 설치법,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등이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용산공원 주택공급과 관련한 특별법 개정안 역시 서울시와 정부 간 입장차가 맞물려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입법도 추진된다. 전기사업법과 수도법, 물관리기본법,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건축법 등이 관련 법안으로 거론된다.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등을 담은 메가특구 특별법도 노동계와 산업계, 여야의 이해관계가 맞물릴 사안이다.

사법개혁도 정기국회의 핵심 전장이다.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 분리를 골자로 한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시행을 앞둔 가운데 민주당은 제도 안착을 위한 후속 입법에 나설 예정이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노인 학대 등 7대 범죄의 전건송치를 추진하는 방안도 주요 쟁점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 논란을 계기로 촉발된 법원조직법 개정 등 이른바 '2차 사법개혁' 역시 여야의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입법 독주'로 규정하고 필리버스터 등을 활용해 제동을 걸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주거 안정과 경제 성장, 국민 재산 보호, 약자 보호, 국민 안전, 지역 균형발전, 청년 미래 등 7개 분야 133개 중점 입법과제를 내세워 대안 경쟁에도 나선다.

부동산 정책에서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을 통해 민간 중심의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용산공원 개발 역시 주택 공급보다 녹지 보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법 분야에서는 여권의 개혁안을 '사법부 흔들기'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논란을 계기로 경찰 수사체계에 대한 개혁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입법 주도권을 둘러싼 충돌은 국회 운영 방식에서도 맞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최근 국회법 개정으로 패스트트랙 심사 기간이 최장 90일로 단축된 점을 활용할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통해 법안 처리 속도를 늦추고 여론전을 병행할 것으로 보여진다.

두 번째 전장은 인사청문회다. 청와대가 최근 장관 후보자들을 대거 지명하면서 정기국회 시작과 동시에 '청문 정국'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국방·국토교통 등 주요 부처 후보자들이 검증대에 오른다.

국민의힘은 후보자들의 과거 발언과 경력, 정책 적합성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정권의 인사 기준과 국정 방향을 동시에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사법체계 개편과 국정과제에 대한 전문성을 앞세워 후보자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회 의석 구조상 인사청문회가 임명 자체를 막는 장벽이 되기는 어렵다. 청문 과정에서 어떤 의혹이나 정책적 결격 사유가 드러나느냐가 오히려 정권에 더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변수다.

여기에 약 10년 만에 재가동된 특별감찰관 인선도 여야 대립의 또 다른 불씨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을 감시해야 할 특별감찰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문제 삼으며 후보자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대법원장의 갈등 역시 정기국회 기간 내내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숫자가 걸린 전장은 예산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800조원대 규모로 편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AI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해 우주·항공·바이오 등 미래산업, 청년 지원, 지방 주도 성장, 국민안전 분야에 재정을 집중 투입하는 확장재정 기조가 핵심이다.

민주당은 경기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정부 원안 사수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정 건전성과 지출 효율성을 앞세워 대대적인 감액 심사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활용해 조성하는 100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은 예산 전쟁의 최대 뇌관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미래산업 투자를 위한 전략적 재원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정부가 재정을 자의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장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 개편을 비롯한 세법 개정안도 예산안과 맞물려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시장 안정과 조세 형평성을 강조하는 여당과 시장 왜곡 및 세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야당의 시각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기국회의 승부는 법안 몇 건을 처리하느냐에만 달린 것이 아니다.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기반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얼마나 빠르게 제도화할지, 국민의힘이 입법·인사·예산 검증을 통해 정부에 얼마나 실질적인 정치적 부담을 안길지가 핵심이다.

10월 국정감사는 그동안 쌓인 쟁점들이 한꺼번에 검증대에 오르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가 100일간 벌일 공방의 결과는 단순한 정기국회 성적표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 2년차 국정운영의 동력과 제1야당의 견제력을 가늠할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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