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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살의 부동산 칼럼] ‘부유세’가 된 부동산 세제, 시장의 ‘매도 런’과 임대차 대란을 경고하다

‘주택 수’라는 질곡에서 벗어난 세제, 새로운 징벌의 대상을 찾다 실거주 1주택자의 환호와 비거주 1주택자의 절규 양도세 공제 한도 신설과 ‘2027년 매도 데드라인’의 공포 정책의 부메랑, 서민 임대차 시장의 대란을 초청하다 ‘부유세’라는 정의의 이면에 숨은 서민의 고통을 보아야 한다

‘주택 수’라는 질곡에서 벗어난 세제, 새로운 징벌의 대상을 찾다

과거 대한민국의 부동산 세제는 오랫동안 '다주택자=투기꾼'이라는 단순 논리에 갇혀 있었다. 몇 채를 가졌는지가 곧 과세의 기준이었고, 이는 시장의 정량적 규제에는 효과적이었을지 몰라도, 조세 형평성 면에서는 끊임없는 논란을 낳았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이 오랜 질곡을 끊어내고, ‘주택 가액 합산’과 ‘실제 거주 여부’라는 보다 정교한 잣대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분명 일보 전진이다. 하지만 이 전진의 이면에는, '집 한 채'만을 맹목적으로 보호하던 관성에서 벗어나 '초고가 주택 보유자'라는 새로운 징벌적 과세 대상을 명확히 했다는 시사점이 숨어 있다. 이번 개편안은 단순한 세제 정상화가 아닌, 사실상 대한민국 상위 0.001%를 향한 강력한 ‘부유세’의 선언이다.

 

1: 실거주 1주택자의 환호와 비거주 1주택자의 절규

개편안의 핵심은 '실거주 1주택자'에게 역대급 혜택을 주는 동시에, 그 외 모든 보유자에게는 무거운 책임을 묻는 구조다.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14억 원(시가 약 20억 원)으로 상향되어, 서울 및 수도권의 대다수 실수요자가 세금 폭탄의 공포에서 해방되었다. 이는 정부가 '내 집 마련과 실거주'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명확한 시그널이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오히려 9억 원으로 축소되어, 동일 가액의 집이라도 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5억 원의 과세 격차를 감내해야 한다. 이는 전세로 살며 내 집은 따로 둔 실수요자나 은퇴 후 노후 자금을 위해 주택을 보유한 이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징벌이다.

 

2: 양도세 공제 한도 신설과 ‘2027년 매도 데드라인’의 공포

더욱 날카로운 비수는 양도소득세 개편에 숨겨져 있다. 2028년부터 거주 요건 비중이 대폭 강화되고, 무엇보다 ‘양도차익 공제 한도(캡)’가 고정된다. 2029년부터는 양도차익이 수십억 원에 달해도 오직 10억 원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다.

이는 과거 수십 년간 1주택으로 장기 보유하며 시세차익을 누려온 고가 주택 보유자들에게는 '과거의 영광'을 세금으로 뱉어내라는 요구다. 이로 인해 세제 혜택이 유지되는 ‘2027년 말’은 초고가 주택 시장의 운명을 가를 역사적 ‘매도 데드라인’이 되었다. 강남권 초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7월 이후 매물이 20% 이상 폭증하고 있는 데이터는 시장이 이미 이 '데드라인'의 공포를 감지하고 '매도 런'을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3: 정책의 부메랑, 서민 임대차 시장의 대란을 초청하다

이번 개편안의 가장 심각한 시사적 문제는 고가 주택 규제라는 당위성에 매몰되어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실리를 놓쳤다는 점이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는 집주인들의 ‘강제 실입주’를 유발한다. 이는 서울 시내 양질의 전세 공급을 원천 차단하는 결과를 낳는다.

가뜩이나 전세 매물 부족에 시달리는 서울 전세 시장에서 1주택 집주인들의 실입주가 가속화될 경우,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은 극에 달할 것이다. 이는 곧 전셋값 폭등으로 이어지며, 결국 정부가 보호하고자 했던 서민과 무주택 임차인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정책의 부메랑이 될 것이다.

 

[천살의 한마디] ‘부유세’라는 정의의 이면에 숨은 서민의 고통을 보아야 한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조세 형평성 강화와 실거주 보호라는 명분 아래, 대한민국 최상위 자산가들에게 강력한 과세의 검을 빼 들었다. '번만큼 내야 한다'는 조세 정의의 관점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시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 개편안은 '강남 고가 주택 폭락'과 '임대차 대란'이라는 두 가지 파국을 동시에 초청하고 있다. 특히 전세 매물 잠김으로 인한 서민 주거 불안은 조세 정의라는 명분만으로 덮을 수 없는 현실적 고통이다. 정부는 '부유세'라는 명분에 취해 시장의 실질적인 아우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2027년 매도 데드라인을 향해 폭주하는 시장과 그 피해를 감내해야 할 임차인들을 위한 정교한 보완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번 세제 개편은 '성공한 조세 정의'가 아닌 '실패한 주거 정책'으로 기록될 위험이 크다.


부동산 전문 칼럼니스트 임정빈

임정빈(천살) 칼럼니스트는 부동산 경매 실무 분석 전문가이자 천살의 부동산 경매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5년의 병상 생활 동안 갈고닦은 정밀한 리스크 분석법을 바탕으로 초보 투자자 들을 위한 실무 가이드를 제공하며, 장애인 복지와 부동산 기술의 결합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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