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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굴레 시리즈3) “빚을 사는 사람들, 대한민국 NPL 시장의 큰손”

(사진 = AI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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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빚을 갚지 못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은행이나 카드회사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연체가 장기화되면 채권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 금융회사가 부실채권을 전문회사에 매각하면 그 순간 채권시장에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한다. 바로 NPL 투자회사다.

NPL 투자회사는 금융회사로부터 부실채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하고 이를 관리하면서 채권을 회수한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보유해야 하는 부실자산을 정리할 수 있고, 투자회사 입장에서는 회수 가능성이 높은 채권을 적절한 가격에 매입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국내 NPL 시장에서 대표적인 투자회사로는 연합자산관리, 이른바 유암코를 비롯해 대신F&I, 하나F&I, 키움F&I, 우리금융F&I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은행권에서 매각되는 부실채권을 경쟁적으로 매입하며 국내 NPL 시장의 주요 축을 형성하고 있다.

삼일PwC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은행권 NPL 투자시장에서 유암코의 매입 비중은 45.8%로 가장 높았고 대신F&I 20.1%, 하나F&I 12.9%, 키움F&I 10.7%, 우리금융F&I 6.3%가 뒤를 이었다. 상위 업체들의 시장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NPL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자금 규모가 아니다. 수천 개, 수만 개의 채권 가운데 어떤 채권을 얼마에 매입할 것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같은 1억원의 채권이라도 담보가 있는지, 채무자가 소득을 가지고 있는지, 소송을 통해 회수가 가능한지 등에 따라 실제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특히 개인채권은 더욱 복잡하다.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법원의 변제계획에 따라 회수해야 할 수 있고, 파산과 면책 절차가 진행되면 회수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채무자가 재산을 가지고 있더라도 법률적인 권리관계에 따라 실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진다.

따라서 NPL 투자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싸게 사는 능력’보다 ‘정확하게 평가하는 능력’에 있다. 채권의 가격을 잘못 판단하면 할인된 가격에 샀다고 해도 손실이 발생한다. 반대로 회수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입한 채권에서 높은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 데이터와 AI 기술까지 결합되고 있다. 과거에는 담당자의 경험과 과거 회수자료에 크게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수많은 채권의 데이터를 분석해 회수율과 회수기간을 예측하는 방식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NPL 시장이 성장하면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금융회사는 부실자산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새로운 대출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부실채권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투자회사들은 금융기관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투자수익과 채무자 보호 사이의 균형도 중요하다. 채권을 매입했다고 해서 채무자의 기본적인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채권의 존재와 금액, 양도 과정, 변제내역 등이 명확하게 관리되어야 하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NPL 시장은 금융회사의 부실을 처리하는 후방시장이지만 동시에 금융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앞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할수록 누가 얼마나 많은 채권을 가지고 있는가보다 누가 그것을 얼마나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빚을 사는 시장은 결국 ‘채권을 사는 시장’이 아니라 ‘회수 가능성을 사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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