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금산 축사 조례, 이제는 다시 바꿔야 한다
"논산 시가 보여준 상생의 길” "농민도 살고 주민도 사는 길, 논산 시에서 답을 찾자"
금산의 축산농가와 주민들이 오랫동안 겪어온 축산 악취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제는 ‘규제냐 완화냐’라는 단순한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금산군에 필요한 것은 축산농가의 현실을 반영한 규제 개선과 악취·분뇨 처리시설 확충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획일적인 축사 면적 규제는 소규모 축산농가의 시설 현대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기존 축사를 현대화하고 환경을 개선하고 싶어도 규제에 묶여 제대로 된 시설 투자를 하지 못하는 농가가 생겨나고 있다.
300평 규제, 이제는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
금산군의 「가축사육 제한 등에 관한 조례」는 일정 규모 이하 축산시설에 대해 상당한 제약을 두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과거처럼 낡은 축사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방식이 아니라, 밀폐형 시설과 자동 환기, 분뇨의 신속한 처리, 악취 저감시설 등을 갖춘 현대화된 축산시설이 필요하다.
오히려 시설을 현대화하면 악취와 환경 문제를 줄일 수 있는데, 면적 규제 때문에 시설 개선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금산군은 축산농가의 현실을 반영해 300평 기준을 포함한 현행 조례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
물론 무조건적인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축사 규모가 커지면 가축분뇨 발생량도 증가한다. 따라서 처리시설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축사만 확대한다면 주민들의 악취 민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바로 이 점에서 금산군이 주목해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이웃한 논산시다.
직접 찾아가 확인한 논산시의 해법
필자는 지난 7월 27일과 28일 양일간 논산시청 축수산과를 직접 방문해 관계자들을 만나고, 논산시의 축산환경개선 정책과 가축분뇨 자원화 대책을 살펴봤다.
논산시 역시 결코 축산환경 문제가 없는 지역이 아니다.
특히 광석면 양돈단지를 중심으로 30년 넘게 심각한 악취 민원이 이어졌던 지역이다.
그런 논산시가 선택한 방법은 축산농가를 단순히 규제로 묶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전문적인 용역을 실시한 뒤, 분뇨를 어떻게 처리하고 자원화할 것인가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자원화시설 공모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244억 원, 국비 122억 원을 확보했다.
또한 광석면 청정 스마트 축산단지 조성사업과 연계해 대규모 가축분뇨 처리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하루 767톤, 연간 15만 톤 규모의 처리 인프라가 마련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금산군이 배워야 할 부분이다.
축사를 막는 것이 아니라, 축산환경을 바꾸는 것
논산시 사례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처리 기술의 변화다.
기존 퇴비화 방식은 많은 시간과 넓은 부지가 필요했지만, 논산시가 추진하는 새로운 바이오차 공정은 처리기간과 필요한 부지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축산농가에게
“악취가 나니까 축사를 줄여라.”
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악취가 나지 않는 축사를 만들고, 발생하는 분뇨는 행정과 농가가 함께 책임지고 처리하자.”
라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는 것이다.
금산군도 이제 패키지 정책으로 가야 한다
금산군이 추진해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첫째, 축사 관련 조례를 현실에 맞게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
축산농가가 현대화시설을 설치하고 환경개선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면적 기준과 허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조례 개정과 동시에 분뇨 처리시설 확충에 나서야 한다.
축사 규모를 현실화하는 것과 분뇨처리 문제를 별개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정책으로 묶어야 한다.
셋째, 국비 공모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자료에서 제시된 것처럼 축산악취개선 및 공동자원화 관련 국비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전문 용역을 통해 금산군에 맞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넷째, 논산시의 성공 사례를 직접 벤치마킹해야 한다.
담당 공무원과 군의원들이 책상에서만 정책을 검토할 것이 아니라 논산시의 처리시설과 현대화된 축산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고, 농가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축산과 인삼·깻잎이 함께 사는 경축순환농업
금산은 다른 지역과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인삼과 깻잎이라는 농업 기반이 있다.
가축분뇨를 단순한 폐기물로 볼 것이 아니라 적정하게 처리해 퇴·액비나 바이오차 등 농업용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축산과 경종농업이 서로 도움을 주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축산농가에서 발생한 부산물이 인삼밭과 깻잎밭의 농업자원으로 다시 활용되는 **‘경축순환농업’**을 금산의 새로운 농업정책으로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된다면 축산농가는 안정적으로 축산업을 이어가고, 경종농가는 비료비 부담을 줄이며, 주민들은 악취와 환경 문제에서 벗어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농민과 주민을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축산농가와 주민은 서로 대립해야 할 관계가 아니다.
축산농가도 금산군민이고, 축산농가 주변에 사는 주민도 금산군민이다.
따라서 어느 한쪽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정책은 지속될 수 없다.
축산농가에게 무조건적인 규제를 강요해서도 안 되고, 주민들에게 악취를 참고 살라고 해서도 안 된다.
농민도 살고 주민도 살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 해법은 이미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충남도가 가축사육제한구역 조례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중앙정부도 스마트축산과 규제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 논산시는 오랜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처리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금산군도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금산군이 해야 할 일은 어렵지 않다.
조례를 현실에 맞게 고치고, 축산시설 현대화를 허용하고, 동시에 분뇨와 악취 처리시설을 확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논산시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면 된다.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환경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현대화시설을 허용하고 환경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낡은 축사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보다 주민과 환경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금산군이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
‘규제냐 완화냐’가 아니라 ‘현대화와 환경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300평이라는 숫자에 농가의 미래를 가둬둘 것이 아니라, 농가가 시설을 개선하고 주민이 깨끗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논산시가 30년의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제 금산군도 움직여야 한다.
**농민도 살고, 주민도 살고, 축산업도 살리고, 환경도 살리는 금산.**
그 길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
전) 국회의원 보좌관 고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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