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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달의 흑백풍수 칼럼] 토형기행(土形氣行), 길지에서 건강을 찾다
천하제일의 귀함도 생명과는 비교할 수 없다. 산해진미의 맛도 생명이 유지되어야 의미를 가진다. 내가 존재하기에 세상도 존재의 이유를 갖는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개똥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고 했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복이라는 뜻이다.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가치의 근본에는 생명이 있다. 명예와 권력도 건강한 몸과 정신이 있어야 누릴 수 있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도 병상(病床)에서는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어렵다. 건강은 행복의 출발점이며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다.
문명의 발전은 편리함을 가져왔다. 의학의 발달과 건강관리 환경의 개선으로 평균수명은 증가하고 있다. 오래 사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건강 불안은 커지고 있다. 식문화(食文化)의 변화와 환경오염도 인간의 건강을 위협한다. 사람들은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경쟁과 스트레스가 일상이 된 시대, 풍요 속에서도 자연스러운 삶의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다시 자연을 찾기 시작했다. 방송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가 사랑받는 것도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마음과 무관하지 않다. 건강을 잃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 것은 맑은 공기와 숲의 품에서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다. 자연치유는 인간이 본래 지닌 생명의 균형을 되찾는 과정이다.
풍수지리는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과 건강의 관계를 살펴왔다. 많은 사람은 풍수를 재물과 출세의 관점에서 바라보지만, 풍수의 근본은 생명을 품는 좋은 터를 찾는 데 있다. 좋은 집은 크고 화려한 공간이 아니다. 햇빛이 들고 바람이 고요하며 물과 흙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풍수에서 말하는 생기(生氣)는 단순한 신비(神秘)의 힘이 아니다. 자연이 가진 생명력이며, 계절의 변화 속에 존재하는 조화로운 흐름이다. 사람은 그 생기 속에서 살아간다. 좋은 환경은 몸을 편안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삶의 균형을 회복하게 한다.
옛사람들은 명당의 고택이 수백 년을 이어온 까닭을 생기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오랜 세월 건물이 자리를 지키는 것도 터의 기운과 환경이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무생물인 건물도 환경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 하물며 생명을 가진 사람이 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한 정신과 의사는 병원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것만큼 환자가 머무는 환경과 생활습관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산속에 자연환경을 활용한 치유 공간을 마련하고, 건강을 잃은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도록 했다.
산과 숲이 병을 치료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자연은 지친 몸과 마음이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사람이 어떤 곳에서 살아가느냐가 건강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모든 질병이 장소 하나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 몸과 마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답답한 공간에서는 마음도 지치고, 자연과 가까운 공간에서는 회복의 힘을 얻는다.
좋은 터는 재물을 쌓기 위한 장소만이 아니다.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가족이 평안하게 머무는 공간이다. 풍수에서 말하는 길지(吉地)는 기질(氣質)의 근본인 생(生)한 기운을 품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땅이다.
장수(長壽)는 축복이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건강한 삶은 좋은 습관에서 시작되지만 좋은 환경이 함께할 때 완성된다. 사람은 자연을 떠나 살 수 없다. 결국 좋은 터란 인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생명을 이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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