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 아직 끝나지 않았다…호남·서울·경기 70%가 승부 가른다
- 김민석 46.01%·정청래 44.53%…1.48%p 초박빙 - 남은 권리당원만 약 110만명…호남·서울·경기에서 사실상 결판 - 국민여론조사 30%·송영길 2순위 표까지 막판 변수로
[시사매거진 = 주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의 경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초박빙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권리당원 순회경선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지만, 전체 판세를 결정할 핵심 지역인 호남과 서울·경기 권리당원 투표가 남아 있어 현재의 순위가 최종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9일까지 공개된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김민석 후보 46.01%, 정청래 후보 44.53%, 송영길 후보 9.47%다. 두 후보의 격차는 불과 1.48%포인트다. 김 후보가 3,086표 앞서고 있지만 전략지역 가중치 등 최종 산정 방식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오차범위에 가까운 초접전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앞으로 남아 있는 표의 규모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제 약 51만명의 호남 권리당원과 서울·경기 지역을 합쳐 약 110만명에 달하는 당원 표심을 남겨두고 있다. 전체 권리당원의 약 70%가 몰려 있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지금까지의 1.48%포인트 우위는 사실상 새로운 승부의 출발점에 가깝다.
‘김민석 우세’인가, ‘정청래 역전’인가
현재 판세를 단순히 김민석 후보의 우세라고 규정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김민석 후보는 순회경선 초반부터 충청과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 등에서 정청래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누적 선두를 지키고 있다. 특히 제주·인천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는 47.75%를 얻어 정 후보의 42.08%를 앞섰고, 강원·대구·경북에서도 48.54% 대 44.40%로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정청래 후보 역시 수도권과 일부 지역에서 강한 조직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지역별 결과가 크게 엇갈린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는 서울에서 정청래 후보가 김민석 후보를 앞서는 반면, 호남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 구도는 ‘호남의 김민석’과 ‘수도권의 정청래’가 맞붙는 지역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호남 51만 표가 첫 번째 승부처
민주당의 전통적인 정치적 기반인 호남은 이번 경선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처 가운데 하나다.
최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선호도에서 김민석 후보가 46.8%, 정청래 후보가 35.2%를 기록했다. 특히 호남에서는 김민석 후보 57.7%, 정청래 후보 28.2%로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다만 다른 조사에서는 호남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훨씬 좁게 나타나고 있어 특정 여론조사 하나만으로 호남의 실제 당심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는 광주·전라에서 김민석 42.1%, 정청래 38.6%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의 차이는 오히려 호남 표심이 아직 완전히 굳어지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민석 후보에게는 호남에서 과반에 가까운 득표가 절실하다. 호남에서 50% 중후반의 압도적인 지지를 확보한다면 현재의 1.48%포인트 우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다.
반대로 정청래 후보가 호남에서 40% 안팎을 확보하고 김 후보와의 격차를 한 자릿수 이내로 묶는다면 수도권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두 번째 승부처는 서울·경기
호남이 김민석 후보에게 중요한 지역이라면 서울·경기는 정청래 후보에게 사실상 마지막 반격의 공간이다.
최근 조사들을 보면 서울과 경기·인천에서 정청래 후보가 상대적으로 강한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는 서울에서 정청래 41.4%, 김민석 25.0%, 경기·인천에서 정청래 39.6%, 김민석 28.3%로 조사됐다.
반면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서울에서 김민석 39.9%, 정청래 34.5%로 나타나 조사기관에 따라 결과가 뒤집힌다.
이 때문에 서울·경기에서 어느 후보가 확실한 우위를 확보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도권의 표 규모가 크다는 점이다. 호남과 서울·경기에 약 110만명의 권리당원이 몰려 있는 만큼, 이 지역에서 5~10%포인트의 득표율 차이가 발생하면 지금까지의 1.48%포인트 격차는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도 변수
이번 선거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국민여론조사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결과 70%와 국민여론조사 결과 30%를 합산한다. 국민여론조사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마찬가지로 선호투표 방식이 적용된다.
따라서 당원 투표에서 앞선 후보가 반드시 최종 당선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 국민여론조사는 혼조세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46.8%로 정청래 후보의 35.2%를 11.6%포인트 앞섰지만, 에이스리서치 조사에서는 김민석 36.9%, 정청래 36.7%로 사실상 동률이었다.
결국 국민여론조사 결과가 어느 방향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권리당원 투표에서 발생한 격차가 확대될 수도, 상당 부분 상쇄될 수도 있다.
‘과반’ 싸움보다 중요한 선호투표
이번 선거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선호투표제다.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최하위 후보의 2순위 표를 반영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송영길 후보가 약 9% 안팎의 득표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표가 최종 승부의 캐스팅보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최종 1차 결과가 김민석 47%, 정청래 44%, 송영길 9%로 나온다고 가정하면 김 후보와 정 후보의 차이는 3%포인트에 불과하다.
이때 송 후보 지지자들의 2순위 표가 어느 후보에게 몰리느냐에 따라 승자가 바뀔 수 있다.
최근 한 조사에서는 송영길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응답자 가운데 2순위로 김민석 후보를 선택한 비율이 정청래 후보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행동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이를 그대로 최종 결과에 대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당대표 선출의 세 가지 시나리오
현재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판세를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김민석 후보의 과반 시나리오다.
호남에서 김민석 후보가 50% 중후반을 기록하고 서울·경기에서도 45~50% 안팎의 득표를 확보한다면 현재의 1.48%포인트 격차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여기에 국민여론조사까지 김 후보에게 우호적으로 나오면 1차에서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생긴다.
두 번째는 정청래 후보의 역전 시나리오다.
정 후보가 호남에서 예상보다 선전하고 서울, 경기에서 45~50% 이상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다면 김 후보의 초반 우위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 여기에 국민여론조사에서 정 후보가 앞선다면 선호투표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세 번째는 선호투표 승부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 두 후보 모두 50%에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1·2위가 김민석과 정청래로 결정되고, 송영길 후보의 2순위 표가 승부를 결정하는 경우다.
이 경우 단순한 1위 경쟁보다 후보 간 확장성이 중요해진다.
경제·정책 노선 경쟁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이번 당대표 경선은 단순한 당권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새 지도부가 어떤 경제정책을 추진할 것인지, 정부와 여당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기업·부동산·민생경제 문제에 어떤 정책적 해법을 제시할 것인지도 중요한 변수다.
특히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된다는 것은 국회 운영뿐 아니라 정부 정책의 입법적 뒷받침과 경제정책의 방향 설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번 경선 결과는 정치권뿐 아니라 재계와 시장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가 각각 정부와 당의 관계, 국정운영에 대한 접근법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당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두 후보는 최근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과 당정관계를 놓고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결국 승부는 ‘70%의 당심’과 ‘30%의 민심’
현재까지의 판세를 숫자로 단순화하면 김민석 후보가 앞서 있다. 하지만 46.01% 대 44.53%라는 격차는 안정적인 선두라고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다. 더욱이 전체 권리당원의 약 70%가 몰린 호남과 서울·경기 투표가 남아 있다.
여기에 국민여론조사 30%가 더해진다. 따라서 이번 전당대회는 사실상 네 개의 변수로 압축된다.
첫째, 호남에서 누가 얼마나 앞서느냐.
둘째, 서울·경기에서 누가 우위를 차지하느냐.
셋째, 국민여론조사 30%가 어느 후보에게 기울느냐.
넷째, 송영길 후보의 2순위 표가 어디로 이동하느냐.
이 네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도 현재 시점에서 확정된 것은 없다.
8월 17일, 마지막 숫자가 말해줄 것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김민석 후보는 현재까지 누적 선두라는 점을 무기로 호남에서 격차를 확대하려 하고 있고, 정청래 후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송영길 후보 역시 두 후보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며 선호투표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지금까지의 1.48%포인트는 승부의 결과가 아니라 출발선에 불과하다.
호남 51만 표와 서울·경기 59만 표가 사실상 마지막 승부를 결정하고, 국민여론조사 30%가 최종 균형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누가 웃을지는 아직 누구도 단정하기 어렵다.
김민석이 초반 우위를 지켜 과반에 도달할 것인가, 정청래가 수도권을 발판으로 역전할 것인가, 아니면 두 후보 모두 과반에 실패해 송영길의 2순위 표가 최종 승자를 결정할 것인가.
8월 17일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민주당 당권 경쟁은 끝난 것이 아니다. 지금 민주당의 당대표 선거는 ‘누가 앞서느냐’보다 ‘누가 마지막 1표를 더 가져오느냐’의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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