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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환경칼럼] 한수원의 원전 상생지원금

지역주민 갈라치기 방식으로 추진해선 안돼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부산광역시의원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부산광역시의원

한국수력원자력이 추진하고 있는 고리2·3·4호기 계속운전에 따른 원전 상생지원금 협의 과정이 지역사회를 심각한 갈등과 분열로 몰아넣고 있다.

상생지원금은 원전 운영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공적 재원이다. 한수원의 공식 자료는 아니지만 현재 기장과 서생 등 원전 주변지역에 풀릴 '상생지원금'은 대략 '4292억 원' 가량이라고 한다. 정확하진 않지만 이중 장안지역에는 910억 원 상당이 풀린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이의 추진 방식이 상생이 아니라 갈등을 조장하고, 협력이 아니라 주민을 편 가르는 행정으로 변질되고 있다. 한수원은 주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표성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보다 특정 단체를 일방적인 협상창구로 인정하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장안과 일광 주민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됐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지역사회는 심각한 대립과 불신에 빠져들고 있다.

원전으로 인한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함께 감내하는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정한 절차와 투명한 의사결정이다. 주민 동의 없는 밀실협의와 대표성 없는 협상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수천억 원 규모의 상생지원금이 과거와 같이 단기성 사업이나 일회성 행사에 사용될 가능성이다. 과거 고리원전 상생지원금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상생지원금은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여야 한다. 주민 건강관리, 환경감시, 방사선 영향조사, 지역의료 확충, 교육·장학사업, 청년 일자리, 지역산업 육성 등 지속가능한 공익사업에 우선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현재 지역주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촉구하고 있다.

'한수원은 대표성이 논란이 되는 일방적인 협상과 지원금 배분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 그리고 원전 영향권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협의체를 새롭게 구성하라. 뿐만 아니라 상생지원금의 배분 기준과 협의 과정, 사용계획을 전면 공개하고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보장하라.'

'또한 부산시와 기장군은 지역갈등을 방관하지 말고 공정한 중재와 행정적 책임을 다하라. 부산시의회와 기장군의회는 상생지원금 협의 및 집행 전 과정에 대한 행정감시와 제도개선에 즉각 나서라.'

상생지원금은 특정 단체의 몫도, 특정 지역만의 몫도 아니다. 원전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모든 주민의 권리이며 미래세대의 자산이다. 이에 한수원은 주민을 갈라치는 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진정한 상생과 지역통합을 위한 책임 있는 자세로 협의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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