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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시사칼럼]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원전도시 기장군의 희생부터 반영해야
4개 권역 획일 적용은 제도 취지 훼손 국가 전력을 책임져 온 기장군과 부산시에 실질적인 전기요금 혜택 부여 필요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는 전력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전력계통의 효율성을 높이며, 지역 간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되는 제도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은 국가 전력 생산을 위해 가장 큰 희생을 감내해 온 지역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는 4개 권역 중심의 획일적인 차등요금 체계는 이러한 제도의 근본 취지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최대 원전 밀집지역인 부산 기장군의 희생과 기여를 외면한 채 동일 권역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전기요금을 적용하는 것은 결코 공정한 제도라 할 수 없다.
기장군은 대한민국 원자력발전의 출발점인 고리원자력발전소를 품고 있는 지역이다.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반세기 넘게 국가 전력 생산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현재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원전이 밀집한 지역으로 대한민국 산업과 국민 생활을 떠받치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기장군이 감당해 온 것은 전력 생산만이 아니다. 원전 사고에 대한 불안, 사용후핵연료의 장기 저장 문제, 각종 개발 제한, 지역 이미지 훼손, 부동산 가치 하락 우려 등 원전 입지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위험을 오롯이 지역 주민들이 떠안아 왔다. 국가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 특정 지역이 수십 년 동안 희생을 감내해 왔다면, 이제는 국가가 그 희생에 합당한 보답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가 부산을 단순히 영남권이라는 하나의 권역으로 묶고, 기장군을 원전이 없는 지역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이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가장 큰 부담을 감당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똑같이 대우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는 단순한 행정구역 구분이 아니라 전력 생산 기여도, 발전시설 입지, 송전비용 절감 효과, 계통 안정화 기여, 발전시설 수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주민 부담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제도가 되어야 한다. 특히 원전 인근 지역은 장거리 송전비용을 줄이고 국가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공익적 기여는 전기요금 할인이라는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발전시설 입지지역에는 전기요금 할인, 세제 감면, 지역환원사업 등을 통해 발전시설 수용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가 진정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원전 입지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 원칙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더욱이 부산은 첨단산업과 미래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도시이다. AI 산업,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산업은 전기요금이 곧 경쟁력이다. 국가 전력을 생산하는 기장군과 부산이 오히려 전기요금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업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서도 역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의 경우 획일적인 4개 권역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원전 입지와 전력 생산 기여도, 송전거리, 계통 안정화 기여도, 주민 수용 부담을 반영하는 합리적인 체계로 재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최대 원전 밀집지역인 기장군을 비롯한 원전 입지지역 주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는 결코 새로운 지역 차별을 만드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전력을 생산해 온 곳이 바로 기장군이며,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해 가장 큰 희생을 감내해 온 곳 또한 기장군임을 환기하고 기장군의 희생 위에 대한민국의 산업과 경제가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그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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