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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살의 부동산 칼럼] 세제 개편이라는 이름의 가두리… '주거 이동의 자유'마저 막아서야 되겠는가

장기보유특별공제 수술대 올리는 정부… '보유' 혜택 폐지 및 10억 상한선 검토 실수요자·고령 실거주자 '양도세 폭탄' 우려… 시장 매물 잠김과 전·월세 불안 부채질할 것

정부가 최근 부동산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대대적인 세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명확하다. 그동안 주택을 오랫동안 보유해 온 1주택자에게 제공하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에서 '보유 기간'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을 전면 폐지하고, 오직 '실거주 기간'만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공제받을 수 있는 최대 세액 한도를 10억 원 안팎으로 묶는 이른바 '10억 캡(Cap)'을 씌우고, 종부세 역시 과세표준 12억 원을 넘어서면 주택 수와 관계없이 최대 3~5%의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표면적인 명분은 '부자 감세 차단'과 '초고가 주택의 불로소득 환수'다. 과도한 세제 혜택이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 현상을 부추겼고, 보유만 한 채 거주하지 않는 갭투자를 방치할 수 없다는 국세청과 정부 부처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 일변도의 세제 개편이 과연 시장의 안정과 서민 주거 복지에 기여할 수 있을지, 경제학적 통찰을 통해 깊이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동결 효과'와 '매물 잠김'이 몰고 올 장기적 가격 폭등

세법 개정을 통한 규제 강화는 단기적으로 절세를 노린 급매물을 출회시킬 수 있지만, 유예기간이 지나 법안이 본격 시행되는 시점(2028년 예정)부터는 심각한 '매물 잠김(Lock-in)' 현상을 유발한다.

양도세 부담이 터무니없이 높아지면 집주인들은 매각을 포기하고 증여로 선회하거나 아예 시장에 물건을 내놓지 않는다. 유통 매물이 씨가 마른 시장에서는 아주 적은 거래량만으로도 가격이 급등하는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 징벌적 과세로 시장을 통제하려 할 때마다 매물 감소와 집값 급등이라는 역풍을 맞았던 과거의 잔혹사가 다시 반복될 우려가 크다.

둘째, 고령 실거주자의 '주거 사다리' 단절과 억울한 피해

가장 큰 문제는 수십 년간 한 집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은퇴 고령층이다. 자산의 대부분이 집 한 채에 묶여 있고 별다른 현금 소득이 없는 이들에게 장특공제 축소와 종부세 중과는 '살던 집에서 쫓겨나라'는 통보와 다름없다.

10~20년 전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마련한 집이 인플레이션과 주변 개발로 인해 가격이 올랐을 뿐인데, 이를 '투기꾼'과 동일선상에 놓고 징벌적 과세를 적용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이라는 기본 원칙에도 어긋난다. 집을 줄여 이사하려 해도 양도세와 취득세를 내고 나면 오히려 차익이 사라져 이사조차 가지 못하는 '주거 갇힘'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셋째, 조세 전가로 인한 전·월세 시장의 대혼란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급증하면, 임대인들은 그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마련이다. 서울 및 수도권의 전세 매물은 빠르게 소멸하고 급격한 월세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결국 당장 집을 사지 못하는 청년층과 무주택 서민들이 치솟는 월세 부담을 떠안게 되며, 이는 서민들의 자산 형성 기회를 박탈하고 주거 불안정을 더욱 심화시키는 부작용으로 귀결된다.

 

[천살의 한마디] '징벌적 과세'가 아닌 '공급과 순환'이 주거 안정의 본질이다

부동산 정책의 최우선 가치는 '공정과 형평'이라는 명분 아래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누리게 하는 '서민 주거 안정'에 있어야 한다.

출구는 막아둔 채 세금 채찍만 휘두르는 정책은 시장을 공포에 빠뜨릴 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유연한 세제 보호막을 유지하고, 거래의 물꼬를 터주는 유인책과 지속적인 공급 대책이 병행될 때 비로소 시장은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정부는 부자 감세 단속이라는 눈앞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국민의 '주거 이동의 자유'와 '실질적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현명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부동산 전문 칼럼니스트 임정빈

임정빈(천살) 칼럼니스트는 부동산 경매 실무 분석 전문가이자 천살의 부동산 경매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5년의 병상 생활 동안 갈고닦은 정밀한 리스크 분석법을 바탕으로 초보 투자자 들을 위한 실무 가이드를 제공하며, 장애인 복지와 부동산 기술의 결합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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