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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살의 부동산 칼럼] 6억 대출 묶인 부동산 시장, ‘빚 권하던 국가’의 예고된 비극

주담대 3억 축소의 우회적 규제 실태부터 전세사기 경매 폭증, 3기 신도시 원가 분양의 진실까지 완벽 해부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거센 풍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가계부채 관리와 청년층 내 집 마련을 외치던 시장에 갑작스러운 대출 한도 축소라는 강력한 규제가 내리꽂혔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하루아침에 절반이나 잘라내면서 매수를 준비하던 무주택 서민들과 청년층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표면적으로는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대출 총량 관리와 리스크 축소에 나선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막을 깊이 들여다보면 금융당국의 우회적 압박과 책임 회피성 행정 편의주의가 짙게 깔려 있다. 당국이 직접 규제안을 전면에 발표했을 때 쏟아질 여론의 비판을 피하고자, 개별 은행이 자발적으로 한도를 줄이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한 전형적인 ‘우회적 규제’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실제 대출 창구 접수의 90% 이상을 담당하던 대출 상담사들의 상품 취급을 일제히 봉쇄하면서, 시장의 실핏줄 같은 거래 흐름 자체를 강제로 차단해 버렸다.

더욱 심각한 모순은 그동안 금융당국이 보여온 이중적인 행태에 있다. 정부는 겉으로는 가계부채를 죄는 척하면서도, 뒤로는 방 빼기 공제(MCI·MCG)를 임의로 풀어주어 대출 가능액을 늘려주었다. 심지어 2040 청년층을 대상으로는 ‘생애주기 가설’이라는 경제 이론을 빌미로 미래에 소득이 늘어날 것이라는 가정을 적용해 ‘인정소득’을 부풀려주는 기묘한 방식으로 대출 한도를 늘려주기까지 했다. 무주택 서민과 맞벌이 부부들에게 “지금이 아니면 영영 집을 못 산다”는 포모(FOMO) 심리를 자극해 고육지책으로 비싼 집을 사도록 대출을 등 떠밀어놓고, 정작 시장이 뜨거워지자 갑자기 대출 문을 닫아걸며 사다리를 치워버린 셈이다.

이러한 주먹구구식 대출 조이기와 정책 혼선 속에서 폭탄을 맞고 있는 것은 결국 힘없는 서민들이다. 치솟는 서울의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쫓겨난 임차인들은 결국 외곽의 연립·다세대(빌라)나 경매 시장으로 떠밀려가고 있다. 특히 서울 강서구와 금천구 등지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강제 경매 물량이 42.5%나 폭증한 현상은 매우 심각한 경고음이다. 이는 과거 만연했던 전세사기 여파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뒤 채권 회수를 위해 강제 경매를 신청한 물량이 시차를 두고 법원에 대거 쏟아져 나오는 슬픈 자화상이다.

심화되는 부동산 양극화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필요한 것은 눈가림식 대출 규제가 아니다. 핵심은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진짜 공급’에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분양가 상한제는 주변 시세의 80~90% 수준에 가격을 맞추는 ‘가짜 분양가 상한제’에 불과하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공공택지라면 원래의 취지대로 ‘토지조성원가’에 실제 건축비만 더하는 원가 분양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3기 신도시와 강남 서리풀 지구 등 핵심 입지에서 5억~10억 원 안팎의 반값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명확하고 확고한 신호만 준다면, 불안감에 쫓기듯 집을 사려는 패닉 바잉 수요는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기존 주택 가격도 하강 안정세를 되찾게 될 것이다.

[천살의 한마디] 고환율 장기화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박 등 하반기 거시경제 환경 역시 결코 녹록지 않다. 시중은행의 대출 총량이 소진되는 가을철 이후에는 대출 문턱이 한층 더 높아져 시장 전체가 강한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불안한 마음으로 집값 막차를 타려 하기보다는 본인의 원리금 상환 능력을 냉정하게 재점검하고, 3기 신도시 등 공공 분양 기회를 노리는 차분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 역시 더 이상 우회적 규제라는 눈속임 대책에 의존하지 말고,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본연의 책무로 돌아가 근본적인 공급 기조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 전문 칼럼니스트 임정빈

임정빈(천살) 칼럼니스트는 부동산 경매 실무 분석 전문가이자 천살의 부동산 경매 대표로 활동 하고 있다. 5년의 병상 생활 동안 갈고닦은 정밀한 리스스 분석법을 바탕으로 초보. 투자자들을 위한 실무 가이드를 제공하며, 장애인 복지와 부동산 기술의 결합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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