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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의 프레임] 묵직함과 뜨거움으로 빚어낸 '올 댓 베토벤'

한상일과 유키네 쿠로키, 프라임필과 함께 빛난 정기연주회

같은 베토벤이었지만 결코 같은 음악은 아니었다. 한 사람은 묵직한 구조와 깊은 울림으로, 또 한 사람은 뜨거운 생명력과 섬세한 감성으로 베토벤을 이야기했다. 서로 다른 해석은 충돌하지 않았고, 오히려 베토벤이라는 거대한 음악 세계를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한상일, 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한상일, 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6월 28일 수원SK아트리움에서 열린 '올 댓 베토벤'은 지휘자 한상일과 일본의 피아니스트 유키네 쿠로키, 그리고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함께 완성한 뜨거운 무대였다.

이번 공연은 지난 1월 지휘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한상일에게는 두 번째 포디움이자 첫 정기연주회였으며, 유키네 쿠로키에게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을 공식 무대에서 처음 선보이는 뜻깊은 순간이었다.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리허설_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리허설_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유키네는 공연 후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던 무대였지만, 이번 공연은 큰 도전이자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으로 시작됐다. 한상일은 과장된 바톤보다 음악 자체로 작품을 풀어냈다. 견고한 호흡과 치밀한 균형감 속에서 베토벤 특유의 긴장과 해방의 서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냈고, 프라임필 역시 절제된 집중력으로 이에 응답했다.

All that Beethoven 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All that Beethoven 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이어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에서는 무대의 공기가 달라졌다.

유키네 쿠로키는 맑고 투명한 음색으로 첫 음을 꺼내 들었다. 섬세한 터치와 유연한 프레이징, 그리고 악장마다 살아 움직이는 호흡은 작품이 품고 있는 서정성과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여기에 한상일과 프라임필은 독주를 세심하게 감싸며 협주곡이 지닌 대화와 균형미를 선명하게 살려냈다.

2부에서 연주된 교향곡 제5번 <운명>은 이날 공연의 정점을 이루었다. 한상일은 작품의 거대한 구조를 단단하게 쌓아 올리며 운명과 맞서는 인간의 의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프라임필은 무게감 있는 독일적 사운드와 안정적인 앙상블로 지휘자의 해석을 충실히 구현하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리허설_한상일, 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리허설_한상일, 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한상일 (c)Park Sang Yun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한상일 (c)Park Sang Yun

공연이 이어질수록 무대의 중심에는 연주자가 아닌 작곡가 베토벤이 자리했다.

한상일의 베토벤은 묵직했고, 유키네의 베토벤은 뜨거웠다. 서로 다른 음악 언어는 하나의 작품 안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했고, 관객들은 베토벤 음악이 지닌 깊이와 넓이를 새롭게 마주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연주자들의 해석을 아낌없이 받쳐준 프라임필의 진정성 있는 연주는 이날 공연을 더욱 빛나게 했다.

음악 칼럼니스트 류태형은 "리스트 위트레흐트 콩쿠르 우승 이후 유키네 쿠로키의 베토벤 협주곡 연주는 처음 접했다"며 "그녀는 한 음 한 음 명징한 건반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갔고, 한상일 역시 최대한 자유롭게 무대를 펼쳐주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창한 한국어로 관객과 소통한 유키네는 앙코르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3번 '열정' 3악장을 질풍노도처럼 연주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 관객은 "앙코르로 들려준 '열정' 3악장은 공연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생글생글 웃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폭발적인 에너지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한상일과 프라임필은 불필요한 멋을 부리지 않고 음악으로 승부했고, 오케스트라와의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예상치 못한 정통 독일 사운드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PAPA(아시아퍼시픽피아니스트협회)에도 의미 있는 무대였다. PAPA 회장인 한상일의 공식 정기연주회 데뷔와 PAPA 아티스트 유키네 쿠로키의 협연은 협회가 지향하는 국제 예술 교류의 방향성을 보여준 무대이기도 했다.

결국 이날 무대는 프라임필과 한상일, 그리고 유키네 쿠로키 모두에게 '윈윈(Win-Win)'의 공연이었다.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한상일, 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리허설_한상일, 유키네 쿠로키 (c)Park Sang Yun

한상일은 지휘자로서 자신의 음악 세계를 한층 단단히 확장했고, 유키네는 새로운 레퍼토리에 대한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프라임필은 두 음악가의 해석을 든든하게 받치며 공연 전체를 하나의 유기적인 음악으로 빚어냈다.

무대 위에서 가장 크게 빛난 이름은 결국 베토벤이었다. 그리고 그 이름을 향한 세 음악가의 진심은 한여름 밤 객석에 오래도록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한상일, 유키네 쿠로키(포스터_군포문화재단)
All that Beethoven 프라임필_한상일, 유키네 쿠로키(포스터_군포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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