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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달의 흑백풍수 칼럼] 공간과 마음의 과학
어릴 적 아련한 추억 속엔 손발에 흙이 묻어있었고, 그 손으로 과일과 음식을 먹었다. 이보다 더 자연 속의 삶이 어디 있었겠는가. 과학의 편리함은 뒤를 돌아보게 하고, 그 불편함을 이제는 그리워한다. 불편함과 안락함, 그 중간을 고민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예전의 삶은 그 자체가 자연이었다. 순수한 생각과 공경의 몸짓은 한없는 행복이었다.
신경과학(Neuro)과 도시학(Urbanism)을 결합한 개념인 뉴로 어바니즘(Neuro Urbanism)은 도시와 건축 공간이 인간의 뇌와 스트레스, 행복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다. 이는 "공간이 마음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풍수는 오래전부터 사람이 머무는 공간의 기운이 삶을 바꾼다고 보았다. 오늘날 뉴로 어바니즘은 이를 신경과학의 언어로 다시 설명하고 있다.
사람과 모든 동식물은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며 그 이로움을 받고 있다. 계절에 따라 옷이 바뀌고, 바람 불면 고개 돌리며, 비 내리면 뛰어간다. 풍수는 삶의 이치 속에 묻어 있다. 생각 속에 그 이치를 품고 자연의 순리에 발맞추어 살아가면서, 안으로는 공경의 덕을 기르고, 밖으로는 효와 도리를 배우며 살아간다.
편리함이 이제는 불편함으로 변하였다. 자연 없이도 인간이 살 수 있다고 믿게 된 인식의 변화에 있다. 미련 없는 깔끔한 도심이 오히려 삶을 더 힘들게 하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이제 다시 복원의 시간이 필요하여 사람과 자연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복원은 거창한 기술이나 특별한 데이터에 있지 않다. 더 이상 훼손하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근본적인 출발점이다. 인간이 한 걸음 물러서면 자연히 꽃이 피고 새가 돌아온다.
싱가포르, 바르셀로나 등은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조성하여 녹지와 사람의 삶을 연결하고, 자동차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서울도 청계천 복원과 도시숲 조성 등을 통해 인간 중심의 도시 환경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병원에도 치유정원(Healing Garden)을 조성하여 환자의 스트레스를 낮추고 회복을 돕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람의 감정은 내부에서 외부로 또는 그 반대 작용을 하면서 자연의 형태 속에 살아간다. 사람도 기(氣)에 의해 성형이 되어 있어 자연의 변화에 반응하며, 사람의 생각으로 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후세의 안녕을 위해 자연의 함축된 이론을 산수(山水)로 담아내고 있다. 삶의 본바탕인 땅의 묘리를 체계화하여 어지러운 삶과 마음에 안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중립적인 공간은 없다. 풍수는 이를 기(氣)의 흐름으로 설명하고, 뉴로 어바니즘은 신경과 심리의 변화로 설명한다. 자연의 언어이든 과학의 언어이든 그 지향점은 인간의 건강과 행복이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공간은 어디인가. 우리는 그것을 명당이라 부르고 뉴로 어바니즘은 건강한 도시 환경이라 한다. 자연의 파괴는 사람의 마음을 파괴하는 것과 같다. 사람의 생각은 이치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편한 자리에 숨 쉴 수 있고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자리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땅 위에 집을 짓지만, 동시에 마음속에도 하나의 공간을 만든다. 결국 공간의 질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배움의 지혜도 자연이며, 인생의 출발과 마침은 모두 자연에 속해 있다. 과학과 의학을 비롯한 배움의 모든 기초는 자연이 모태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해야 이치의 선후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시선을 바꾸지 않은 채 인간의 변화를 기대하는 사회는 결국 자신이 만든 환경에 의해 다시 설계될 수밖에 없다. 환경을 바꾸는 일은 곧 인간의 미래를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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