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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살의 부동산 칼럼] 사상 최고치 주가 뒤에 숨은 집값 폭락의 경보음, ‘임의경매’ 폭발이 의미하는 것

미국 국채 금리 6%의 공포와 자영업자 연체율 9년 새 최고치, 한계 상황에 직면한 국내 자산 시장을 해부하다

최근 대한민국 금융 시장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8,800~8,900선을 돌파하며 전례 없는 환호성에 도배되어 있다. 주식 시장의 화려한 랠리를 바라보며 대중들은 자산 증식의 꿈에 부풀어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실물 경제의 펀더멘탈은 완전히 다른 파국적 징후를 가리키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의 폭등과 원·달러 환율의 1,540원선 돌파라는 글로벌 거시경제의 악재가 실시간 도미노처럼 국내 자산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숫자의 착시에서 벗어나, 9년 새 최고치로 치솟은 자영업자 연체율과 13년 만에 폭발한 법원 경매 물량의 실태를 통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 켜진 경고등을 꼼꼼하게 해부해 본다.

 

1. 자영업자의 한계 상황과 아파트 담보대출의 연결고리

현재 주식 시장의 광풍에 가려 대다수가 간과하고 있는 가장 치명적인 위험 신호는 자영업자 및 개인사업자 부문의 대출 연체율 폭등이다. 물가 상승과 고금리의 장기화 여파로 인해 이들의 연체율은 현재 수년 만에 가장 높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자영업 부문의 붕괴가 아파트값 폭락의 직접적인 방아쇠가 되는 이유는 대한민국 특유의 자금 조달 구조 때문이다. 국내 자영업자나 개인사업자들이 사업 자금을 추가로 조달할 때 금융권에서 요구하는 가장 확실하고 보편적인 담보는 다름 아닌 '본인 소유의 아파트'다. 불황의 초기 단계에는 신용대출이나 소상공인 정책 자금 등으로 어떻게든 버텨내지만, 매출 부진이 누적되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결국 마지막 보루인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하고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밀린 사업장 월세와 직원 인건비를 충당하는 한계 구조를 보인다.

결과적으로 자영업자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는 것은 이 마지막 보루의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가계가 급증했다는 뜻이다. 버티다 못한 한계 매물들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순간, 부동산 시장은 수요 예측을 뛰어넘는 급매물 폭탄을 맞이하게 된다.

 

2. 13년 만의 최대치, 임의경매 폭발이 의미하는 실상

이러한 한계 차주들의 몰락을 통계학적으로 가장 명확하게 증명하는 지표가 바로 법원 경매 물량의 폭발적인 증가세다. 올해 법원 경매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극에 달했던 지난 2013년 이후 13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치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실제로 분기별 신규 경매 신청 건수가 이미 3만 건을 돌파했으며, 최근 6개월간 축적된 경매 건수만 하더라도 역대급 수준인 47,450건에 육박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본질은 늘어나는 경매의 성격이다. 개인 간의 소송이나 돈 거래 분쟁으로 발생하는 강제경매와 달리, 금융기관의 대출 이자를 3개월 이상 연체하여 담보권이 실행되는 '임의경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가계의 자생력이 완전히 고갈되어 금융 시스템 내부에서부터 균열이 터져 나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최근까지 집값 반등을 주도했던 서울 외곽 지역(노원·도봉·강북 등)과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임의경매 건수가 작년 대비 약 30% 급증했다는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끌과 빚투(B2)를 통해 무리하게 진입했던 차주들이 고금리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투매를 시작한 것이다.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변수와 추가 인상 기조가 현실화된다면, 이 연체율과 경매 물량의 그래프는 더욱 가파른 우상향을 그리며 시장을 잠식할 것이 자명하다.

 

3. 은퇴 세대의 독배가 된 자녀 주택 마련 잔혹사

이번 연체율 폭등 사태를 현미경처럼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또 하나의 서글프고 위험한 사회적 징후가 포착된다. 바로 연 소득 6,000만 원이 넘는 60대 이상 고소득·고령층의 대출 연체율이 경제 활동이 왕성한 30대 청년층의 연체율을 앞지르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자산 기반을 갖추었어야 할 은퇴 세대가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는 원인은 무섭게 치솟은 집값으로 인해 '부모의 도움 없이는 자녀가 자립할 수 없는' 왜곡된 주거 현실에 있다. 자녀의 결혼과 주택 마련을 위해 부모들이 은퇴 후 자산을 담보로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다 쓰고, 그 막대한 주담대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다시 식당 창업 등 영세 자영업 전선에 뛰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자라도 메워볼 요량으로 선택한 창업이 불황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로 귀결되면서, 노년층은 자신들의 노후 자금은 물론 평생 일궈온 주택까지 경매로 날려버리는 '독배'를 마시고 있다. 부모의 전력투구식 희생 끝에 온 가계의 자산이 동반 파산하는 이 비극적인 현실은, 현재의 부동산 가격 구조가 얼마나 기형적이고 비인간적인지를 방증한다.

 

4. 거대한 자본의 흐름과 양극화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

글로벌 거시경제의 돈의 흐름은 더욱 냉혹하게 흐른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25년 만에 6%대 진입을 목전에 두면서, 전 세계 자본은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미래의 대박을 기다려야 하는 AI나 빅테크 기술주에서 발을 빼고 안전하면서도 고금리를 보장하는 미국 국채와 달러로 빠르게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한 환율 폭등은 국내 증시를 지탱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치명적인 '환차손'을 입히며, 삼전과 하이닉스 등 대형 우량주를 사정없이 던지고 달러를 챙겨 떠나게 만드는 트리거가 되었다. 문제는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하며 떠난 그 자리를, 우리 개인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통장과 과도한 레버리지 빚투(B2)를 동원해 고스란히 받아냈다는 점이다. 자산 가격의 저승사자라 불리는 금리가 상방으로 완전히 꺾인 현시점에서 변동성이 극대화되면, 개인들의 손실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비대해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의 과도한 성과급과 사내 대출 복지를 활용해 가격을 밀어 올리는 극소수의 강남 및 일부 규제 지역과, 경매 물량이 속출하며 무너져 내리는 외곽·지방 시장의 '부동산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지금의 자산 시장은 대출 규제나 세제 개편 같은 손쉬운 규제책만으로 통제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천살의 한마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흥분 상태에 도취되어 무리하게 자산을 늘리는 요행이 아니다. 시장에 한계 매물이 폭발적으로 쌓이고 있는 위험 수위를 냉정하게 직시하고, 현금 흐름을 극도로 보수적으로 관리하며 소중한 자산을 방어하는 안목이다. 위기가 깊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패자부활전의 기회와 새로운 시장의 진입로가 열리는 법이다. 각자의 매도 타이밍과 리스크 관리 전략을 칼날처럼 갈고닦아야만 이 거대한 도미노의 폭풍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부동산 전문 칼럼니스트 임정빈

임정빈(천살) 칼럼니스트는 부동산 경매 실무 분석 전문가이자 천살의 부동산 경매 대표로 활동 하고 있다. 5년의 병상 생활 동안 갈고닦은 정밀한 리스크 분석법을 바탕으로 초보 투자자들을 위 한 실무 가이드를 제공하며, 장애인 복지와 부동산 기술의 결합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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