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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510원대 지속…종전 기대에도 한국 경제 ‘고환율 부담’ 여전

- 국제유가 하락과 달러 약세는 긍정적…수입물가·내수·기업 비용 부담은 계속 - 미국 금리정책과 외국인 자금 흐름이 향후 환율 방향 결정할 핵심 변수

(사진 = 시사매거진 디자인자료)
(사진 = 시사매거진 디자인자료)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원 오른 1,513.6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앞서 이날 새벽 2시 마감한 야간거래에서는 전장 서울 외환시장 종가보다 4.6원 내린 1,515.2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제유가와 달러 가치가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1,5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일부 줄었지만,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가능성과 외국인 자금 이동, 국내 달러 수요가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최근 환율 흐름은 전형적인 ‘강달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9선으로 내려왔지만, 원화는 달러당 1,5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와 미국 금리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확대, 외국인 자금 유출입, 기업의 달러 결제 수요 등 구조적인 외환 수급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환율은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 매출을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달러로 수출대금을 받는 기업은 일정 부분 환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자재와 에너지,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기업은 수입 비용이 증가해 실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항공·해운·정유·석유화학·유통·식품업종은 원유와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물량을 수입하더라도 더 많은 원화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비와 물류비, 판매가격의 연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계경제에도 부담이다. 원유와 천연가스, 곡물, 식품 원료 등의 수입가격이 상승하면 전기·가스요금과 식료품·생필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해외여행과 유학, 해외직구 비용도 증가한다.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을 통해 내수경기의 회복을 늦출 수 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에서도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출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은 수출가격뿐 아니라 일정한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더라도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국내에서 체감하는 에너지 가격의 하락 폭은 제한될 수 있다.

향후 환율 방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과 중동 정세, 국제유가, 외국인 증권자금의 흐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거나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확대되면 원·달러 환율은 재차 상승할 수 있다. 반대로 중동 정세가 안정되고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 1,500원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단기적인 시장 개입에 그치지 않고 외환 수급의 구조적인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 국민연금과 금융기관의 환헤지 확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유도, 외국인 국내투자 활성화,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와 같은 중장기 대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기업 역시 환율이 단기간에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보다 1,500원 안팎의 고환율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수입기업은 결제 시점을 분산하고 선물환·통화옵션 등 환헤지 수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수출기업도 환율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이익에 의존하기보다 원자재 가격과 해외 생산비를 함께 고려한 경영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환율 하락은 중동 종전 기대에 따른 위험심리 완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가 고환율 국면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앞으로는 환율의 하루 등락보다 1,500원선 안착 여부와 국제유가의 안정,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 지속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물가와 내수, 기업 수익성에 부담이 누적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사매거진 주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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