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헤이그’, 120년의 외침 무대 위로
헤이그 특사 파견 120주년 기념… 김태우 프로듀서 데뷔작 주목 송일국·오만석·원종환 등 탄탄한 캐스팅, 역사와 상상이 만난 무대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외침을 무대로 소환한 창작 뮤지컬 <헤이그>가 지난 4월 1일, 서울 대학로 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막을 올렸다. 헤이그 특사 파견 120주년을 맞아 초연된 이번 작품은 역사의 한 장면을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관객과 마주한다.
뮤지컬 <헤이그>는 1907년, 일본의 부당한 침략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로 향했던 특사 이준, 이상설, 이위종의 여정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여기에 허구의 인물 ‘나정우’와 ‘홍채경’을 더해, 기록되지 않은 또 다른 시선과 감정을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열차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국경을 넘어 확장되며, 역사적 좌절 속에서도 ‘조선의 봄’을 향한 희망을 남긴다.
이번 작품은 그룹 god 멤버 김태우의 프로듀서 데뷔작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젬스톤이앤엠과 ㈜글림아티스트가 공동 제작을 맡았으며, 김도희 작가의 밀도 높은 대본과 김보영 작곡가의 음악, 박지혜 연출의 섬세한 연출력이 어우러져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출연진 역시 탄탄하다. 특사단의 중심인 ‘이상설’ 역에는 송일국, 오만석, 원종환이 캐스팅되어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을 이끈다. ‘이준’ 역에는 유승현, 이시강, 임준혁이 참여해 인물의 신념과 고뇌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이위종’ 역에는 이호석, 이주순, 금준현이 무대에 오른다.
허구의 인물 ‘나정우’ 역에는 강찬, 강승식, 이세온이 캐스팅되어 시대에 짓눌린 청춘의 단면을 보여주고, ‘나선우’ 역에는 조상웅, 윤은오, 김태오가 참여한다. 또한 ‘홍채경’ 역에는 효은, 송다혜, 주다온이 출연해 극에 생동감을 더한다.
이 작품은 열차라는 상징적 공간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구조를 통해 역사적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김도희 작가의 몰입감 있는 텍스트와 김보영 작곡가의 극적인 음악, 박지혜 연출의 섬세한 연출이 어우러져 제한된 무대 안에서도 시대와 공간의 확장을 효과적으로 구현한다.
제작사 관계자는 “헤이그 특사 파견 1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의미 있는 작품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포기하지 않았던 특사들의 여정을 재조명해 새로운 가치를 전하고자 한다. 관객들의 가슴에 오래 남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뮤지컬 <헤이그>는 실패로 기록된 외교의 순간을 넘어, 꺼지지 않았던 의지와 연대를 조명하며 오늘의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공연은 오는 6월 2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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