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외길 42년’ 이재봉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영예로운 퇴임
송곡고·한국체대에서 42년간 태권도 인재 양성…국가대표·국제무대 이끈 한국 태권도의 산증인
[시사매거진 이성만 기자] 대한민국 태권도 발전과 후학 양성에 평생을 바쳐온 이재봉 한국체육대학교 교수가 42년간의 교육·지도자 인생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송곡고등학교 태권도부 동문과 제자들은 오는 9월 5일 오후 6시, ‘이재봉 선생님 42년, 그 위대한 발자취’를 주제로 퇴임 기념식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선수에서 지도자로, 다시 대학 교수로 이어진 이재봉 교수의 42년 태권도 인생을 되돌아보고, 대한민국 태권도 발전과 수많은 후학 양성에 헌신해온 그의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오랜 세월 이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과 동료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스승의 퇴임을 축하하고 새로운 인생 2막을 응원할 예정이다.
이재봉 교수의 태권도 인생은 선수로서 세계 정상에 오른 경험을 바탕으로 지도자와 교육자의 길을 개척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 교수는 1977년 성동상업전수학교(현 송곡고등학교)에서 태권도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선수 시절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그는 1983년 제6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페더급에서 정상에 오르며 대한민국 태권도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세계 정상에 오른 선수는 이후 후배 선수들을 길러내는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1984년 송곡고등학교 체육교사 겸 태권도부 코치로 부임한 이 교수는 이후 약 21년 동안 학교 현장에서 선수 지도와 후진 양성에 매진했다.
특히 송곡고등학교 재직 기간 동안 10여 명의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며 송곡고 태권도부를 국내 고교 태권도의 명문으로 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단순히 경기에서 이기는 기술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기본기와 자기관리, 책임감, 인성까지 강조하며 수많은 제자의 성장과 성공을 이끌었다.
이 교수의 지도 철학은 ‘선수의 성적보다 사람의 성장이 먼저’라는 데 있었다.
제자들은 이 교수가 훈련 과정에서 엄격한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선수 개개인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어주는 지도자였다고 회고한다. 이러한 교육철학은 훗날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 체육계 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제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국가대표 지도자로 세계무대 누비며 한국 태권도 위상 높여
이재봉 교수는 학교 지도자에 머물지 않고 국가대표 지도자로서도 대한민국 태권도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 힘을 보탰다.
1990년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199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코치 등을 맡으며 국제대회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특히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대한민국 태권도 대표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 1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라는 뛰어난 성과를 이끌었다. 국내에서 개최된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태권도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주며 대표팀 지도자로서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한 2009년에는 태권도 종목 최초로 농아인올림픽 한국대표팀 코치를 맡아 장애인 스포츠의 저변 확대와 태권도의 국제적 영역 확장에도 기여했다.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품새 감독으로 대표팀을 이끌며 금메달 5개, 전 종목 석권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이는 겨루기 중심으로 알려져 있던 한국 태권도의 경쟁력을 품새 종목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체대 교수로 21년 6개월…‘태권도 이론과 현장을 잇다’
2006년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이후에는 대학 교육 현장에서 태권도 인재 양성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겼다.
2026년 8월까지 21년 6개월간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태권도 경기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교육·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후학을 지도했다.
선수로서 세계 정상에 올랐고, 지도자로 국가대표팀을 이끌었으며, 학교 현장에서 수많은 선수를 길러낸 경험은 대학 강단에서도 큰 자산이 됐다.
이 교수는 태권도 기술과 경기력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전문성과 책임감, 스포츠맨십,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래의 태권도 지도자들을 교육해왔다.
특히 현장 경험과 학문적 이론을 접목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단순한 태권도 선수를 넘어 지도자와 교육자, 행정가, 국제 스포츠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 태권도 발전과 제도 개선에도 헌신
이재봉 교수의 활동 영역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아시아태권도연맹 심판위원장과 기술위원회 의장 등을 맡으며 국제 태권도 발전과 경기 운영, 기술 및 제도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선수와 지도자의 경험에 국제기구 활동까지 더해지면서 태권도의 경기 현장과 행정, 교육을 폭넓게 이해하는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4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태권도계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온 만큼 이 교수는 한국 태권도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태권도의 산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42년의 가르침, 이제는 제자들과 함께 새로운 출발”
이번 퇴임 기념식은 단순한 은퇴 행사를 넘어 이재봉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스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기념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내빈 소개와 약력 발표, 42년의 활동을 담은 영상 상영, 감사패 및 꽃다발 증정, 축사, 퇴임 인사말, 기념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현장에서는 이 교수의 선수 시절부터 지도자, 국가대표팀 감독, 대학 교수에 이르기까지 42년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이 상영된다. 영상에는 그동안 함께했던 제자와 동료들이 직접 전하는 감사와 축하 메시지도 담길 예정이다.
제자들은 이재봉 교수에 대해 “선생님께서는 경기 성적보다 사람됨을 먼저 가르치셨고, 제자가 힘들 때는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던 참스승이었다”며 “42년 동안 이어온 선생님의 헌신과 가르침은 송곡고등학교와 한국체육대학교를 넘어 대한민국 태권도계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제자는 “선생님께 배운 것은 태권도 기술만이 아니었다”며 “승패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과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책임감,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배웠다. 지금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태권도 지도자로 살아갈 수 있는 데에는 선생님의 가르침이 큰 밑거름이 됐다”고 전했다.
이재봉 교수는 퇴임을 앞두고 “4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태권도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스승과 동료, 그리고 제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선수로서 받았던 사랑을 지도자와 교육자로서 후배들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제 교수라는 직함은 내려놓지만 태권도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후배 지도자들을 돕고, 대한민국 태권도가 세계 무대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퇴임’ 아닌 새로운 시작…태권도 발전 위한 제2의 인생 예고
42년간 태권도 외길을 걸어온 이재봉 교수에게 이번 퇴임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선수로 세계 정상에 오른 뒤 학교 지도자와 국가대표 지도자, 대학 교수, 국제 태권도 행정가로 활동하며 쌓아온 풍부한 경험은 앞으로 태권도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이 교수는 퇴임 이후에도 후배 지도자 양성과 태권도 교육 발전, 국내외 체육 교류 및 국제 스포츠 분야에서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 명의 선수로 시작한 태권도 인생이 수많은 제자를 만나고, 그 제자들이 다시 태권도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태권도 외길 42년’.
이재봉 교수의 42년은 단순히 한 사람의 태권도 경력이 아니라 대한민국 태권도가 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하는 과정과 함께해온 역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 그 42년의 발자취 위에 새로운 길이 시작된다.
제자들과 함께 만들어갈 이재봉 교수의 새로운 태권도 인생 2막에 태권도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봉 교수 대표 약력 및 경력
년 성동상업전수학교(현 송곡고등학교) 태권도 선수 생활 시작
년 성동상업전수학교 졸업
년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 졸업
년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체육교육학 석사
년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원 이학박사
년 제6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페더급 1위
주요 지도 경력
년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 한국대표팀 코치
년 세계주니어태권도선수권대회 한국대표팀 코치
년 부산아시안게임 한국대표팀 감독
년 미국 타이탄게임 한국대표팀 감독
년 농아인올림픽 태권도 한국대표팀 코치
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품새 감독
재직 중 국가대표 선수 10여 명 배출
주요 재직·임원 경력
년 송곡고등학교 부임, 체육교사 겸 코치로 21년 근무
년~2026년 8월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재직
년~2021년 아시아태권도연맹 심판위원장
년 대한태권도협회 국제분과위원장
년 대한태권도협회 스포츠공정위원장
년~2024년 아시아태권도연맹 기술위원회 의장
년~현재 김운용스포츠위원회 의장
주요 훈장·수상
년 대한민국 체육훈장 거상장
년 문화체육부장관 표창
년 몽고올림픽 훈장
년 몽골국립체육대학교 명예박사
년 한류문화대상 사회공헌부문 대상
년 미국 바이든 대통령 자원봉사상
년 국기원 ‘자랑스러운 태권도인상’ 심판부문 수상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권도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