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가서 냉장고 자석 사오면 바보
현지인이 만든, 현지인이 쓰는 크로아티아에서 꼭 사야할 것 9가지
1유로 냉장고 자석 대신 짐가방에 넣을 것들
[시사매거진=박재아 기자] 프랑스 궁정이 이름까지 가져간 목수건, 아홉 번째로 세계 1위에 오른 올리브유, 100년 넘은 동화책. 크로아티아가 실제로 잘 만드는 것은 따로 있다
크로아티아 여행자가 가장 흔히 사 오는 물건은 냉장고 자석과 인쇄 티셔츠다. 값은 1유로 안팎이지만 크로아티아에서 만든 물건이라는 보장은 없다. 반면 이 나라가 수백 년 동안 잘 만들어 온 품목은 따로 있다. 목수건과 은세공 단추, 라벤더 오일, 올리브유가 그렇다. 대부분 10유로 선에서 시작하고 기내 반입에도 걸리지 않는다.
넥타이 원산지
넥타이의 어원은 크로아티아다. 30년전쟁 기간 프랑스군에 복무한 크로아티아 용병이 목에 두른 천을 파리가 크라바트(cravate)라 불렀고, 독일어 크라바테와 스페인어 코르바타, 이탈리아어 크라바타가 모두 여기서 갈라졌다. 목에 천을 두르는 관습 자체는 고대부터 있었으나, 오늘날 넥타이의 직접 조상은 이 목수건이다. 크로아티아는 매년 10월 18일을 크라바타(kravata)의 날로 기념한다. 자그레브 시내에는 대형 넥타이가 걸린 매장이 즐비하다. 넥타이의 원산지에서 사온 실크 넥타이는 두고두고 이야기 소재가 될 것이다. 선물로도 그만이다. 넥타이를 정확히 메는 방법도 알려준다.
은실 두 반구를 이어 붙인 단추
크로아티아관광청은 2007년 시베니크 보툰(šibenski botun)을 가장 독창적인 크로아티아 기념품으로 선정했다. 은실을 가늘게 뽑아 엮는 필리그란 세공으로 속 빈 반구 두 개를 만들고 가운데서 이어 붙인 형태다. 원래 남성 민속의상의 단추였고, 지금은 귀걸이와 반지, 목걸이 펜던트로도 만든다.
북쪽 리예카와 크바르네르 일대의 상징은 모르치치(morči큓i)다. 터번을 두른 인물의 얼굴을 에나멜로 칠한 귀걸이로, 17~18세기 베네치아의 동방 취향 장신구를 리예카 금세공인이 자기 형태로 바꿨다. 붉은 산호 장신구는 코르출라(Korčula) 구시가 상점에서 살 수 있지만, 채취와 가공의 역사 중심지는 14세기부터 산호를 캐 온 즐라린(Zlarin)섬이다. 해안 지역 여성이 오래 착용해 온 금 후프 귀걸이 프리모르케(primorke)도 함께 놓여 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을 세운 돌
브라치(Brač)섬의 흰 석회암은 스플리트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과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뉴욕 유엔본부 로비를 세운 재료다. 워싱턴 백악관에도 쓰였다는 이야기가 전설로 전해진다. 석공학교가 있는 푸치슈차 일대에서는 이 돌을 깎아 만든 와인병 홀더와 절구를 판다. 무게가 상당하니 위탁 수하물로 부치는게 좋다.
묘목 세 그루가 섬 하나를 먹여 살렸다
1928년 흐바르(Hvar)섬 벨로 그라블레 마을에 라벤더 묘목이 들어왔다. 이후 라벤더유 판매 수입이 1980년대까지 섬 주민의 집을 짓고 자녀를 대학에 보냈다. 지금도 매년 7월 초 이 마을에서 라벤더 축제가 열린다. 에센셜 오일과 비누, 향낭이 대표 품목이다. 향낭은 옷장 좀벌레를 막는 용도로 쓴다.
현지인이 매일 쓰는 화장품
멜렘(Melem)은 1977년 화학자 닌코 닉시치가 밀랍과 라놀린, 피마자유로 만든 만능 크림이다. 처음에는 약국에서만 팔았고, 지금은 크로아티아 사람 상당수가 가방에 작은 통 하나를 넣고 다닌다. 마카르스카에 자체 실험실을 둔 이모르텔라(Immortella)는 헬리크리섬 오일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로 엘르 뷰티 어워드를 포함해 뷰티 어워드 여섯 개를 받았다. 라드리아(L'ADRIA)의 아이패치는 드럭스토어와 약국에서 구할 수 있다.
같은 무늬가 두 번 나오지 않는 컵
자그레브의 치아 컵스(Chia Cups)는 점무늬 하나로 도자기 전체를 끌고 간다. 남편이 물레로 형태를 잡고 아내가 점을 하나씩 손으로 찍는 방식이라, 크기와 간격이 매번 달라진다. 컵과 볼, 접시, 화병에 금빛 손잡이와 테두리를 붙인 조합이 이 공방의 서명 같은 요소다. 자그레브 시내에 카페를 함께 운영하니 잔에 직접 커피를 마셔 보고 고를 수 있다.
아홉 번째 세계 1위 차지한 올리브 오일
이스트라(Istra)는 국제 올리브유 안내서 플로스 올레이(Flos Olei) 2026년판에서 세계 최고 산지 자리에 아홉 번째로 올랐다. 세계 500대 생산자 가운데 68곳이 이 반도에 있다. 라빈의 올레아 BB가 만드는 올레움 비리데 벨리치(Oleum Viride Beli큓)가 대표 이름이며, 부자와 레치노처럼 품종 하나만 짜낸 단일 품종 오일을 골라 맛을 비교할 수 있다.
1년 내내 열리는 크리스마스 상점
자그레브 페트린스카 40번지에서는 자스미나 코사노비치가 직접 바느질한 인형을 판다.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의 크리스마스 상점은 2010년 베라 스카라무차가 연 크로아티아 최초의 상설 크리스마스 매장으로, 코나블레 귀걸이 같은 전통 장신구에서 형태를 딴 수제 장식구를 만든다.
100년을 견딘 동화
읽을거리로는 이바나 브를리치마주라니치가 1916년 펴낸 『옛날 옛적 이야기』(Priče iz davnine)가 있다. 슬라브 신화의 인물과 모티프를 재료로 삼은 창작 동화집이며, 저자는 노벨문학상 후보에 네 차례 올랐고 크로아티아 과학예술아카데미 최초의 여성 회원이 됐다. 영어판도 나와 있어 선물용으로도 좋다.
크로아티아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크로아티아관광청 공식 인스타그램(croatiafulloflife_kr)을 참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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