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크로아티아 '벨리치' 올리브오일, 이제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다
3년 설득 끝 독점 수입 · 수확량의 30% 확보, 고작 8천 병 · 수확철 10~11월이 산지 여행 적기
[시사매거진=박재아 기자]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 반도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올레움 비리데 벨리치(Oleum Viride Belić)'가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크로아티아관광청과 수입사 올리딜리는 지난 22일 미니멀하우스 춘천(MHCC)에서 벨리치 올리브오일 한국 런칭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됐다. 미디어 13명과 크리에이터 15명 등 28명이 참석했다.
순서는 올리딜리의 환영 인사, 주한 크로아티아 대사관과 관광청의 축사, 브랜드 소개, 테이스팅, 시음과 네트워킹으로 이어졌다. 테이스팅에는 벨리치 오일 여섯 종이 모두 올랐다.
"3년을 설득했다"
브랜드 소개는 양경순, 원소연, 남윤정 공동 대표가 나눠 맡았다. 오일을 알게 된 경위, 벨리치 가문을 설득하기까지 걸린 3년의 과정을 차례로 풀었다.
양경순 대표는 한국어 라벨을 크로아티아 현지에서 직접 붙여 보낸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라벨을 키우자고 했더니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병에 적힌 수상 기록이 가려진다는 이유였다"고 전했다.
올리딜리는 벨리치 생산량의 30%를 확보했다. 그래봐야 병으로는 8,000병 수준이다. 사람이 사다리에 올라 손으로 따는 핸드피킹 방식으로 수확해 저온압착방식으로 소량생산하기 때문이다. 벨리치는 생산자가 직접 고른 유통처에만 공급된다. 공급자가 소비자를 고르는 셈이다. 유럽 현지에서도 워낙 인기가 있는 제품이라 한국에 수출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단다.
한 병에 한 품종
벨리치를 만드는 올레아 베베(Olea B.B.)는 이스트리아 동부 라바츠에 위치해 있다. 단일 품종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13종과 블렌드 1종을 낸다.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넓은 단일 품종 라인업이다.
생산 방식은 단순하다. 화학비료 없이 나무를 기른다. 중간 정도 익은 시점에 손으로 따 24시간 안에 저온 압착한다. 품종을 섞지 않고 따로 압착해 산화를 줄인다. 수율은 낮다. 이스트리아 관광청 자료 기준 최근 수확 실적은 올리브 800퀸탈에서 오일 108헥토리터, 1만 800리터다. 나무 4,500그루 기준 그루당 2.4리터 수준이다.
마르코 조리치츠 주한 크로아티아 대사관 1등 서기관은 "올리브 나무 한 구루에서 생산되는 오일량은 일년에 2리터 정도였기 때문에 크로아티아 올리브오일은 예전부터 귀족만 먹던 사치품이었다”고 축사를 통해 희소성과 가치를 언급했다.
10년 넘게 최상위 지켜
벨리치 브랜드의 가치는 수상 횟수보다 지속성에 있다. 세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전문 가이드 플로스 올레이(Flos Olei)에서 올레아 베베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98점을 받았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는 3년 연속 99점이다.
생산자 특별상 '아지엔다 델 쿠오레(THE BEST – Azienda del Cuore)'도 2020년과 2025년 두 차례 받았다. 제품 하나가 아니라 생산자 전체의 철학과 축적된 품질에 주는 상이다.
블라인드 품평회 성적도 같은 목소리를 낸다. 뉴욕국제올리브오일대회(NYIOOC)에서 2026년 로술랴 품종으로 금상을 받았다. 2021년 이후 해마다 메달을 이어 통산 여섯 번째 금메달이다. 일본 올리브 재팬에서는 아스콜라나 테네라, 이스타르스카 비엘리차, 부자, 셀렉치야 벨리치가 두루 수상했다. 단일 품종과 블렌드가 함께 인정받은 사례다.
맛뿐 아니라 눈도 즐겁게한다. 검은 병에 품종마다 색을 달리한 세로 줄무늬 라벨은 2009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받았다. 오묘한 색감의 라벨이 붙은 여러 병을 나란히 세워 놓는 것만으로도 식탁 분위기가 달라진다.
와인처럼 산지가 품질 가른다
벨리치의 품질은 이스트리아가 산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플로스 올레이 2026년판은 이스트리아를 세계 최고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산지로 선정했다. 벌써 아홉 번째다. 세계 상위 500개 생산자 가운데 68곳, 13.6%가 이스트리아 농가였다. 95점을 넘겨 최고 등급 '엑스트라 클래스'에 오른 이스트리아 생산자는 18곳이다. 유럽연합은 이스트리아 올리브유를 '이스트리아(Istra)' 이름으로 원산지 보호(PDO) 지정했다.
이스트리아 관광청은 반도의 올리브 생산자를 네 등급으로 나눈다. 최상위인 명예의 전당에 오른 생산자는 네 곳뿐이다. 보드냔의 키아발론, 오프르탈리의 입샤, 사부드리야의 마테, 그리고 라빈·라바츠의 올레아 베베다.
마르코 유르치치 크로아티아관광청 한국지사장은 미식을 크로아티아의 가장 큰 자랑으로 꼽았다. "미슐랭 식당도 많지만 진짜 맛집은 간판도 없는 동네 식당이다. 식재료가 워낙 좋아서 크로아티아에서는 맛없는 음식을 찾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올리브 오일 지도’ 보며 직접 가서 맛본다
이스트리아 관광청은 '올리브 오일 로드(Olive Oil Roads)’ 페이지를 운영한다. 반도 전역의 시음실과 착유장을 잇는 경로다. 등재 생산자는 100곳이 넘는다. 관광청 홈페이지(istra.hr) 구르메 항목에서 권역별, 등급별로 찾을 수 있다.
수확 체험은 10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가능하다. 같은 시기 이스트리아 내륙에서는 흰 트러플이 최성수기를 맞으니 올리브, 트러플, 와인을 한 번에 보려면 10월 중순부터 11월 초 사이가 적기다.
크로아티아의 고급 식재료 계속 들여올 것
올리딜리는 현재 아스콜라나 테네라, 부자, 셀렉치야 벨리치, 이스타르스카 비엘리차 네 종을 판매한다. 로술랴와 레치노를 더해 여섯 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품목도 넓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드리아해의 소금, 이스트리아의 트러플, 파그섬 치즈를 순차적으로 들여올 예정이다. 고급 레스토랑, 그로서리숍, 백화점, 호텔, 문화기관과의 팝업·테이스팅·B2B 협업도 계획에 넣었다. 제품은 올리딜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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