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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정치본색] 한동훈은 부산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조용우 시사칼럼니스트, 전 동의대 철학과 외래교수

한동훈이 부산에 자리를 잡았다.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이 된 뒤 지역 주민을 만나고 시장을 찾으며 지역 정치권과의 접촉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과 비공개 만찬도 갖고 국회에서 국민의힘 부산의원들과 공식 행사도 함께하는 등 정치적 보폭도 키우고 있다.

겉으로 보면 지역 밀착이다. 그러나 부산 시민의 눈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한동훈은 정말 부산에 뿌리내리려는 것일까, 아니면 정치적 재기를 위해 부산을 선택한 것일까.

한동훈에게 부산은 분명 중요한 정치적 기회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되며 당내 기반을 잃었던 그에게 부산 북구갑 당선은 정치적 생명력을 되살릴 결정적 발판이 됐다. 전직 당대표에서 현역 국회의원으로 돌아왔고, 보수정치의 핵심 지역인 부산에 자신의 정치적 거점을 마련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이다. 지역구 의원이 된다는 것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과 다르다. 지역 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중앙정치의 논쟁과 정치적 수사만으로는 부산에서 뿌리내릴 수 없다. 북구의 교통과 주거, 교육과 재개발, 지역경제와 일자리 문제에 답해야 한다. 낙동강과 환경 문제, 원전과 에너지 문제처럼 부산의 미래를 좌우하는 현안에도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부산은 중앙정치인의 정치적 계산에 익숙한 도시다. 선거 때 찾아와 표를 호소하고, 선거가 끝나면 중앙정치로 돌아가는 정치인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래서 부산 시민이 한동훈에게 묻는 것은 간단하다. “부산이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가 아니라 “당신이 부산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다.

국민의힘 복당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도, 부산 정치권과의 접촉을 넓히는 것도 결국 정치적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재기를 위한 계산만으로는 지역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부산에 뿌리내리는 정치는 중앙정치의 발판으로 부산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의 문제를 자신의 정치적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한동훈에게 부산은 기회의 땅이다. 하지만 부산 시민에게 한동훈은 아직 검증해야 할 정치인이다. 과연 한동훈은 부산에 뿌리내릴 수 있을까. 답은 국민의힘 복당 여부도, 차기 당권도, 대권 도전도 아니다. 북구 주민의 삶 속에 얼마나 오래 머물고, 부산의 문제를 얼마나 끈질기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부산은 정치인의 재기를 위한 정거장이 아니다. 정치인이 자신의 진짜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현장이다. 한동훈의 부산 정치는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부산 시민의 검증도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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