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바리톤 김태한, 라흐마니노프 마지막 걸작과 만난다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최연소·아시아 남성 최초 우승자 김태한,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과 첫 협연 모차르트·로시니·코른골트·베르디부터 라흐마니노프까지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세계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김태한이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서울아트센터 도암의 시그니처 클래식 시리즈 ‘디 오리지널 에디션’ 여섯 번째 무대가 오는 9월 19일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는 2023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은 바리톤 김태한이 협연자로 나선다. 지휘는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 예술감독 아드리엘 김이 맡는다.
김태한은 2023년 만 22세의 나이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정상에 오르며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이자 아시아 남성 최초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같은 해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관하는 오페랄리아 콩쿠르에서 롤렉스 청중상을 수상하며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더욱 확고히 했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수석 졸업한 김태한은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악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베를린 슈타츠오퍼 오페라 스튜디오를 거쳐 현재 오퍼 프랑크푸르트의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오페라 무대에서는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루살카>, <나비부인>, <토스카> 등 다양한 작품의 주요 배역을 맡으며 레퍼토리를 넓혀왔다.
이번 공연은 김태한의 강점인 오페라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공연의 문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연다. 이어 <코지 판 투테> 중 ‘여인들이여, 너무하는군요’, 코른골트의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갈망이여, 나의 망상이여’, 로시니의 <도둑까치> 서곡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나는 이 거리의 만능 해결사’, 베르디의 <돈 카를로> 중 ‘내게 최후의 날이 왔네…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 등이 이어진다.
특히 이번 무대는 김태한의 오페라 아리아와 함께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의 관현악적 역량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드리엘 김이 이끄는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은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를 기반으로 현대음악과 국내 초연 작품까지 폭넓게 다루며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후반부는 라흐마니노프의 생애 마지막 관현악 작품인 <교향적 무곡 Op.45>가 장식한다. 1940년 작곡된 이 작품은 작곡가가 미국 망명 시절 완성한 마지막 관현악 작품으로, 러시아에 대한 향수와 지나온 음악적 삶에 대한 회고가 짙게 배어 있다. 화려한 관현악 색채와 강렬한 리듬, 러시아적 선율이 교차하는 작품으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를 집약한 걸작으로 평가된다.
아드리엘 김은 “세계 콩쿠르의 정점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그가 펼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유튜브로 지켜본 저로서, 이번 공연에서 그가 노래할 주옥같은 아리아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며 김태한과의 첫 협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후반부에는 라흐마니노프 인생의 마지막 역작인 <교향적 무곡>을 연주한다”며 “눈부신 관현악적 색채와 역동적인 리듬이 선사하는 벅찬 카타르시스를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은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전문 오케스트라로, 2022년 서울시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됐다. 막스 리히터, 올라퍼 아르날즈, 아르보 패르트, 최우정 등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한편, 1897년 빈 궁정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한국 소재 발레 ‘코레아의 신부’를 악보 복원을 통해 국내 무대에 선보이는 등 클래식 레퍼토리의 외연을 넓혀왔다.
또한 부천아트센터 개관 1주년 페스티벌 개막공연,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70주년 기념 초청연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수상자 내한공연, KBS 오페라 갈라랜드 등 다양한 무대를 통해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 및 문화예술기관과 협업해왔다.
이번 ‘디 오리지널 에디션’ 여섯 번째 무대는 세계적인 성악 콩쿠르를 통해 이름을 알린 젊은 바리톤 김태한과 동시대 클래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온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가을의 문턱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극적인 목소리에서 라흐마니노프의 마지막 관현악 유산까지, 한 무대에서 서로 다른 음악적 풍경을 이어간다. 세계 무대에서 성장하고 있는 김태한의 현재와 라흐마니노프가 남긴 마지막 음악적 메시지가 어떤 울림으로 만날지 기대를 모은다.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생활/문화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