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용우 환경칼럼] 부산 학교 강당의 공기는 문제 없나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공기질 실태조사 필요 대용량 공기청정기 도입을 통한 실내 대기질 개선
부산은 바다와 맞닿아 있는 도시다. 높은 습도와 잦은 강우, 여름철 폭염은 학교 실내환경 관리에 다른 지역보다 더욱 세심한 관심을 요구한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함께 이용하는 학교 강당은 공기질 관리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 강당은 입학식과 졸업식, 체육수업, 학교 축제, 공연, 학부모 행사, 지역주민 프로그램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대표적인 다중이용시설이다. 하루에도 수백 명의 학생들이 이용하지만 정작 실내 공기질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정보 공개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일부 시·도교육청은 급식실과 화장실, 기숙사, 강당 등에 공기질 개선 장비를 설치하는 등 학생 건강 보호를 위한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건강권을 위한 바람직한 변화다. 그러나 특정 장비를 설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교 시설의 실제 공기질이 어떤 상태인지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부산은 여름철 높은 습도로 인해 곰팡이와 세균 번식 가능성이 높고, 장마철에는 실내 습기가 쉽게 축적된다. 겨울철에는 환기 부족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유입되는 날에는 실내 공기질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이러한 환경은 학생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강당은 교실보다 훨씬 넓은 공간으로 많은 인원이 동시에 이용하기 때문에 환기와 공기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공기질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행사나 체육활동 이후 답답함과 습기, 냄새를 호소하는 학생과 교직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개선은 아직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생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학교 강당을 비롯한 체육관, 급식실, 특별실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공기질 실태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산화탄소, 초미세먼지, 습도, 곰팡이,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주요 환경지표를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를 학부모와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노후 환기시설 개선과 공기질 관리설비 확충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학교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개선사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학생 수가 많거나 체육활동이 활발한 학교, 노후시설이 많은 학교부터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정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생활공간이다. 안전한 급식만큼이나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는 것 역시 교육의 중요한 책무다. 학생들이 마음껏 뛰고 배우는 공간의 공기마저 안전하지 않다면 건강한 교육환경을 말하기 어렵다.
부산은 교육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교육도시의 경쟁력은 화려한 건물이나 첨단 기자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매일 숨 쉬는 공기까지 책임지는 세심한 교육행정에서 시작된다.
이제 부산시교육청은 학교 강당을 포함한 다중이용 교육시설의 공기질 실태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개선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학생들이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부산 교육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교육복지이며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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