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오세훈 서울시장, 글로벌 시장단과 'AI 도시' 협력 논의…스마트도시 공조 확대

음악과 문학·미술·AI의 경계를 넘다…제9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

말러 가곡부터 쿠르탁 ‘카프카-프라그멘테’, 프루스트 살롱 음악회까지 8월 25일~9월 3일, 10개 메인 프로그램에 44인 예술가 참여

제9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세종솔로이스츠가 선보이는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이 오는 8월 25일부터 9월 3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제9회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축제에는 총 44인의 예술가가 참여해 10개의 메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2017년 시작된 ‘힉엣눙크!’는 라틴어로 ‘여기 그리고 지금(Hic et Nunc!)’이라는 뜻처럼 동시대 클래식 음악의 흐름과 새로운 창작, 장르 간 융합을 탐구해왔다. 전통적인 클래식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동시에 현존 작곡가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음악과 문학·미술·무용·기술의 결합을 시도하며 기존 음악회의 틀을 확장해온 것이 특징이다.

데이비드 샤우더_비주얼 아티스트 ⓒAnna Reka Baktay
데이비드 샤우더_비주얼 아티스트 ⓒAnna Reka Baktay

올해 축제의 문을 여는 프로그램은 8월 25일 열리는 ‘AI 살롱’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60만 명 이상을 보유한 비주얼 아티스트 데이비드 사우더가 강연자로 나서 AI와 예술, 시각적 스토리텔링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사우더는 미술사와 컴퓨터 과학, 인터미디어를 함께 공부한 작가로, AI 기술을 활용해 전통적인 이미지와 역사적 상징을 재해석해왔다. 이번 강연에서는 자신의 주요 작업을 비롯해 예술가의 역할과 책임, 기술과 예술적 의사결정의 관계 등을 소개한다.

특히 강연의 중심에는 8월 27일 공연되는 죄르지 쿠르탁의 ‘카프카-프라그멘테(파편)’가 있다. 사우더는 프란츠 카프카의 텍스트와 쿠르탁의 음악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해석했는지, 프로젝트의 기획 단계부터 최종적인 비주얼 언어가 완성되기까지의 창작 과정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_2023 세종공연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_2023 세종공연

8월 26일에는 세계적인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세종솔로이스츠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2023년 벤저민 브리튼의 ‘일뤼미나시옹’으로 한국 8개 도시 투어를 펼친 이후 3년 만의 재회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철학 석사와 옥스퍼드대학교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역사학자로 활동했던 보스트리지는 ‘노래하는 인문학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와 ‘Song and Self’ 등의 저서를 통해 음악과 문학, 철학을 아우르는 깊이 있는 음악적 사유를 보여줘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말러의 ‘소년의 이상한 뿔피리’ 발췌곡과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전곡을 체임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들려준다. 윤한결이 말러 작품의 지휘를 맡으며, 베토벤 현악사중주 제11번 ‘세리오소’와 슈만 현악사중주 제1번도 현악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연주된다.

소프라노 서예리 ⓒmarco borggreve
소프라노 서예리 ⓒmarco borggreve

8월 27일에는 쿠르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무대가 펼쳐진다. 쿠르탁의 대표작 ‘카프카-프라그멘테’는 카프카의 일기와 편지 등 짧은 문장을 바탕으로 구성된 40개의 악장으로, 소프라노와 바이올리니스트 단 두 명이 약 60분간 음악적 긴장감을 이어가는 작품이다.

이번 무대에는 소프라노 서예리와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나드 푸가 나선다. 여기에 비주얼 아티스트 데이비드 사우더와 연출가 캐롤 아미티지가 합류해 음악과 문학, AI 그래픽, 무용적 공간 연출을 결합한다.

공연 장소도 기존 콘서트홀을 벗어난다.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의 ‘플랫폼 라이브’ 공간을 활용해 세 면의 벽을 비주얼 아트 월로 구성하고, 음악과 시각 이미지가 하나의 무대 언어로 결합되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선보인다.

레오나드 푸 ⓒMiles Serkin Mazel
레오나드 푸 ⓒMiles Serkin Mazel

8월 30일에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살롱 음악회에서 영감을 얻은 무대가 마련된다. 벨 에포크 시대 파리의 예술적이고 지적인 살롱을 재현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프루스트의 연인이자 소설 속 음악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레날도 안의 성악곡을 비롯해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드뷔시의 현악사중주가 연주된다.

공연 장소는 프렌치 부티크 호텔인 ‘레스케이프 호텔’이다. 소프라노 서예리,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나드 푸, 피아니스트 이소연과 세종솔로이스츠 현악사중주 멤버들이 함께하며, 공연 전 관객에게 샴페인을 제공해 당시 파리 살롱의 분위기를 재현한다.

데이비드 버넷 ⓒMasaaki Kuwajima
데이비드 버넷 ⓒMasaaki Kuwajima
니나 버넷 ⓒTitilayo Ayangade.jpg
니나 버넷 ⓒTitilayo Ayangade.jpg

9월 1일에는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젊은 비르투오소’ 시리즈가 이어진다. 올해 주인공은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버넷과 더블베이시스트 니나 버넷 남매다.

폴란드계 더블베이시스트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두 사람은 이번 무대를 통해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다. 데이비드 버넷은 포르모사 스트링 콰르텟 멤버로 카네기홀과 케네디센터 등에서 연주해왔으며, 니나 버넷은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수상하고 현재 스토니 브룩대학교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바이올린과 더블베이스라는 독특한 편성도 눈길을 끈다. 고음과 저음의 극적인 대비를 가진 두 악기의 만남을 통해 기존 현악 듀오의 틀을 넘어서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소연 ⓒLisa Marie Mazzucco
이소연 ⓒLisa Marie Mazzucco

9월 2일에는 클래식 음악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2023년 제6회 축제부터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영유아 대상 콘서트다. 드보르자크의 가곡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에서 제목을 가져온 이번 공연은 양육자와 미취학 아동이 편안하게 클래식 음악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석 1만 원이며, 양육자가 동반하는 미취학 이하 관객은 무료다.

같은 날 저녁에는 피아니스트 이소연의 리사이틀이 열린다. 이소연은 2022년 줄리아드 음악대학 피아노과에 교수로 임용된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피아니스트다. 나움버그 국제 피아노 콩쿠르와 콘서트 아티스트 길드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낙소스 레이블을 통해 스카를라티·리스트·스크랴빈 등의 음반을 발표했다.

동시대 작곡가들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인 이소연은 이번 축제에서 낭만주의 레퍼토리와 함께 파올라 프레스티니의 작품을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다.

축제는 9월 3일 이소연의 마스터클래스로 막을 내린다. 이와 함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음악회’도 두 차례 진행된다.

세종솔로이스츠
세종솔로이스츠

‘힉엣눙크!’의 중심에는 1994년 창단된 세종솔로이스츠가 있다. 창단 이후 32년 동안 전 세계 120개 이상의 도시에서 700회 이상의 무대를 선보인 세종솔로이스츠는 국내외 주요 오케스트라의 악장과 중견 연주자들을 배출하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인재 양성에도 힘써왔다.

세종솔로이스츠의 총감독 강경원은 ‘힉엣눙크!’를 통해 음악의 현재를 바라보는 동시에 미래의 클래식이 어떤 모습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꾸준히 탐구해왔다. 올해 역시 세계적인 연주자와 젊은 음악가, 현대음악과 고전 레퍼토리, AI와 비주얼 아트, 문학과 음악을 한 축제 안에서 연결하며 그 실험을 이어간다.

2026년 여름,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이름처럼 클래식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2026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 티켓은 NOL 티켓, 예술의전당 SAC 티켓, 예스24, 클럽발코니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제9회 힉엣눙크!뮤직페스티벌
제9회 힉엣눙크!뮤직페스티벌

 

 

강창호 기자기자의 다른 기사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생활/문화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