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파괴 소리꾼’ 이신예, 국악을 일렉트로닉 위에 올렸다…신곡 ‘비나리’ 발매 부제
2개월 전 ‘진도아리랑’ 팝 펑크 재해석 이어 여섯 번째 싱글 공개 DJ 궁 프로듀싱·곽동현 참여…전통 창법에 디스코·EDM 사운드 결합
[시사매거진 김진석 기자] 국악의 창법은 어디까지 다른 장르와 섞일 수 있을까. 전통 소리를 자신의 음악적 중심에 두면서도 장르의 경계를 계속 바꿔온 소리꾼 이신예가 이번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선택했다.
시월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신예의 여섯 번째 싱글 ‘비나리’가 10일 정오 국내외 주요 온라인 음원 플랫폼을 통해 발매됐다.
이번 신곡은 지난 6월 발표한 ‘진도아리랑’과 연결해 보면 이신예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음악적 방향을 보다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당시 이신예는 익숙한 민요인 ‘진도아리랑’을 하이브리드 팝 펑크(Hybrid Pop Punk)로 재구성했다.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편곡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국악 창법 자체를 서로 다른 장르의 문법 안으로 옮겨보는 작업이었다.
약 2개월 만에 공개한 ‘비나리’에서는 그 실험의 무대가 일렉트로닉으로 이동했다.
‘비나리’는 복을 빌고 앞날의 평안을 기원하는 전통적인 비나리의 성격을 바탕으로 국악 창법과 현대적인 전자음악을 함께 배치했다. 전통적인 소리의 질감을 그대로 남겨두면서 디스코(Disco), 아이리쉬트로닉(Irishtronic), EDM 등 서로 다른 사운드를 한 곡 안에서 교차시킨 것이 특징이다.
곡이 담고 있는 시간의 범위도 넓다. 조선시대의 개막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을 모티브로 삼아 과거에서 현재, 다시 미래로 향하는 이야기를 구성했다. 전통을 과거의 것으로 한정하기보다 지금의 음악적 언어로 다시 불러내 앞으로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곡의 제목이기도 한 ‘비나리’와 ‘성주지신풀이’를 연결한 구성도 눈에 띈다. 축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비나리의 노랫말에 땅과 집터를 관장하는 성주신에 관한 전통적 서사를 음악적으로 엮었다. 여기에서 출발한 이미지는 땅의 기운에서 자연과 우주로 점차 확장된다.
사운드의 중심에는 국악기와 전자음악의 대비가 놓였다. 작곡과 프로듀싱은 DJ 궁(예찬)이 맡았다. 디스코와 아이리쉬트로닉, EDM 계열의 전자음 위에 비나리를 상징하는 징과 사물 가락을 배치하면서 전통 타악의 질감이 전자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구성했다.
소리꾼 곽동현도 작업에 참여했다. 이신예의 창법과 국악 타악, 전자음악의 레이어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들릴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보태면서 곡의 공간감을 확장했다. 국악과 EDM 가운데 어느 한쪽을 배경음악처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각의 소리가 독립적인 역할을 갖도록 설계한 셈이다.
이신예의 최근 행보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전통음악을 어떤 장르로 ‘현대화할 것인가’보다 자신의 소리를 어느 장르까지 가져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는 데 있다.
‘진도아리랑’에서는 팝 펑크의 속도와 질감 안에 민요를 배치했고, ‘비나리’에서는 반복적인 전자음과 비트 사이에 전통 창법과 사물 가락을 집어넣었다. 사용하는 장르는 달라졌지만 소리꾼의 목소리를 음악의 중심에 둔다는 구조는 이어진다.
이 때문에 ‘장르 파괴 소리꾼’이라는 이신예의 수식어 역시 장르를 버린다는 뜻보다는 국악을 출발점으로 활용 가능한 음악적 문법을 넓혀가는 과정에 가깝다. 두 달 간격으로 팝 펑크와 일렉트로닉을 오간 최근 작업은 그 방향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전통적인 축원의 언어가 전자음악의 비트와 만난 이신예의 여섯 번째 싱글 ‘비나리’는 10일부터 국내외 주요 음원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다.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생활/문화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