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30원대로 하락…달러 약세·외국인 자금 유입 영향
[시사매거진 = 주성진 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고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내려섰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하락한 1,43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도 하락 흐름을 이어가며 최근 고점과 비교해 상당 폭 낮아진 수준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동결과 달러화 약세가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준은 최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장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달러 매수세가 다소 약화됐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달러 자산에 자금이 몰리면서 달러 가치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 달러 강세가 완화돼 원·달러 환율에도 하락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여건도 환율 하락을 뒷받침했다.
월말을 맞아 수출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네고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달러 공급이 증가했다.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와 국내 기업의 해외 주식예탁증서 관련 자금 유입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면 원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최근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와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 전망이 이어지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확대된 점도 원화 가치 상승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500원대 중반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국내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서 빠르게 하락했다.
다만 현재의 환율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유가가 상승하거나 중동을 비롯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과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날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 흐름 역시 주요 변수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자금을 해외로 이동하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환율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
월말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과 기업 관련 외화자금 유입이 일시적인 수급 요인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환율이 1,430원대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수출과 외국인 투자 확대 등 국내 경제의 기초 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은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완화에 따른 달러 약세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외국인 증권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환율의 방향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물가·고용지표, 국제유가, 외국인 투자자금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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