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하얀뿔미디어 칼럼] 보도자료가 기사로 이어지지 않는 5가지 이유
언론홍보는 화려한 표현보다 객관적인 사실에서 시작된다
하얀뿔미디어에는 보도자료 작성과 언론홍보를 문의하는 기업 대표들의 상담이 꾸준히 이어진다. 상담 과정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도 비슷하다.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왜 기사로 이어지지 않았을까요?"라는 질문이다.
많은 기업은 기사화 여부를 언론사의 관심이나 기자 개인의 판단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실제 취재와 기사 작성 현장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같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어떤 보도자료는 큰 수정 없이 기사가 되고, 어떤 보도자료는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 차이는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원고의 구성과 정보 전달 방식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하얀뿔미디어 역시 다양한 업종의 보도자료를 검토하며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실수를 자주 접한다. 몇 가지 요소만 보완해도 기사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이를 놓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첫 번째는 광고 문장이 사실보다 앞서는 보도자료다.
보도자료는 기업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담는 문서이지만, 기사의 출발점이 되는 자료이기도 하다. 따라서 '최고', '혁신', '압도적', '독보적', '완벽한'과 같은 표현이 반복되면 기자는 먼저 근거를 확인하게 된다.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면 해당 문장은 기사에서 제외되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신제품을 8월 출시한다",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처럼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기사 작성에 활용하기 쉽다. 보도자료는 수식어를 늘리는 문서가 아니라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는 문서라는 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제목만으로 핵심 내용을 알기 어려운 경우다.
보도자료 제목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문장이 아니라 기사의 핵심 내용을 압축하는 문장이다. 그런데 실제 원고를 보면 "새로운 도전", "미래를 향한 변화", "혁신을 시작하다"처럼 의미가 넓은 제목을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기자는 하루에도 수많은 보도자료를 검토한다. 제목에서 무엇이 달라졌고 어떤 사실을 전달하려는 것인지 확인되지 않으면 본문을 끝까지 읽기 전에 우선순위가 밀리는 경우도 있다.
"○○기업, 일본 시장 진출", "○○서비스 정식 출시", "○○기업, 300억 원 규모 공급계약 체결"처럼 핵심 사실이 제목에 드러나면 기사 방향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기업 소개가 기사보다 앞서는 보도자료다.
회사 연혁과 비전, 조직 규모, 대표 이력 등을 길게 설명하는 보도자료도 자주 접한다. 물론 기업을 소개하는 내용은 필요하다. 다만 이번 보도자료에서 전달해야 하는 새로운 사실보다 기업 소개가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면 기사의 중심이 흐려질 수 있다.
언론은 기업 자체보다 새로운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투자 유치, 해외 진출, 신제품 출시, 기술 개발, 특허 등록, 수상, 행사 개최 등 이번에 보도해야 하는 내용을 먼저 설명하고 기업 소개는 필요한 범위 안에서 정리하는 편이 기사 구성에도 적합하다.
네 번째는 인용문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문장인 경우다.
대표 인용문은 기사에서 기업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겠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와 같은 문장은 대부분의 기업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좋은 인용문은 이번 발표를 하게 된 배경이나 시장 변화에 대한 생각, 앞으로의 계획처럼 해당 기업만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자 역시 이러한 인용문을 기사에 반영하기 수월하다.
다섯 번째는 왜 지금 기사로 보도해야 하는지가 부족한 경우다.
기사에는 시점이 있다. 이미 오래전에 공개한 서비스를 다시 소개하거나 기존 내용을 반복하는 보도자료는 기사 작성의 명분이 부족할 수 있다.
반대로 계약 체결, 투자 유치, 인증 획득, 제품 출시, 해외 진출, 전시회 참가, 공장 준공처럼 시기가 분명한 내용은 기사 가치도 함께 높아진다. 보도자료를 작성하기 전에 "지금 독자에게 알려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먼저 정리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언론홍보는 기사 수를 늘리는 과정이 아니라 기사로 전달할 수 있는 정보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기자는 기업을 홍보하기 위해 기사를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독자에게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는 사람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기업일수록 보도자료의 방향도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하얀뿔미디어는 보도자료를 작성할 때 표현보다 사실을 먼저 확인한다. 과장된 문장을 덧붙이기보다 객관적인 근거와 시의성, 기사 구성을 우선 검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언론홍보의 시작은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기사로 작성할 수 있는 사실을 정확하게 정리하는 데 있으며, 그 원칙은 업종과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동일하게 적용된다.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