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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흔적을 붙잡는 회화…윤여선 개인전 '잔존하는 감각'

미국 서부의 빛과 색채가 녹아든 신작 공개 평창동 예술공간 수애뇨339, 7월 11일까지

생성과 소멸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감각은 어디에 머무를 수 있을까. 찰나의 빛과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파동을 화면 위에 붙잡아 온 윤여선(Yeosun Lumiel Yoon) 작가가, 개인전 '잔존하는 감각'을 통해 존재의 본질을 탐색한다.

©윤여선, APEIRO_Remaining Air, 2026, acrylic on canvas
©윤여선, APEIRO_Remaining Air, 2026, acrylic on canvas

지난 6월 23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예술공간 수애뇨339에서 막을 올린 이번 전시는 오는 7월 11일까지 이어진다. 2022년 개인전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회화 중심의 작업으로, 철판과 LED,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구축해 온 작가의 수행적 사유를 '회화'라는 언어로 응축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예술 세계 'APEIRO(무한한 생성과 존재의 장)'를 본격적으로 펼쳐 보이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번 신작들은 그 세계관의 하위 개념인 '감각'을 회화로 구현한 작업들로, 존재를 인식하는 가장 원초적인 경험을 회화로 풀어낸다.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 온 주제는 생성과 소멸,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시간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끊임없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파도에서 생명력을 발견한 그는, 빛에 부서지는 파편 같은 순간들을 화면 위에 축적하며 '살아있음'의 흔적을 기록해 왔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살아감'과 '살아남음'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미세한 감각을 응시한다. 바람이 피부를 스치는 순간, 빛이 잠시 머무는 찰나,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의 진동은 화면 위에 존재의 흔적으로 켜켜이 쌓인다. 그것은 풍경이면서도 삶을 견뎌낸 시간의 기록이다.

©윤여선, APEIRO_The Deep, 2025, acrylic on canvas
©윤여선, APEIRO_The Deep, 2025, acrylic on canvas

특히 최근 미국 서부에 머물며 경험한 자연환경은 이번 신작의 색채를 한층 깊게 만들었다. 강렬한 햇빛 아래 선명하게 드러나는 색의 대비와 건조한 공기, 공간을 가득 채우는 빛의 밀도는 작가의 회화적 감각을 새롭게 확장시켰다. 색은 더 이상 조형적 요소에 머물지 않고 존재의 상태이자 내면의 온도를 드러내는 언어가 된다.

윤 작가는 이 같은 작업 방식을 '감각의 박제'라고 설명한다. 디지털 이미지의 파편과 비물질적인 빛의 흔적이 화면 위에 정착하는 과정은 사라지는 시간을 보존하려는 수행이며, 존재를 향한 기록이기도 하다.

작가는 "붙잡을 수 없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온도와 밀도를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화면 위에 시간의 흔적으로 쌓인다"며 "이번 전시가 언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너머에서, 작품 속에 박제된 시선들이 다시 감각의 조각으로 살아나 우리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증명해 주는, 조용하지만 선명한 울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여선 작가(사진_예술공간 수애뇨339)
윤여선 작가(사진_예술공간 수애뇨339)

예술학 박사인 윤여선 작가는 학고재 신관 개인전을 비롯해 가나아트 LA, 해든뮤지움 등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왔으며, 동국제강 럭스틸(Luxteel) 협업 프로젝트와 2024 별마당 열린아트 선정 등을 통해 작업 세계를 확장해 왔다. 현재는 시사매거진 칼럼 '윤여선의 스케치플레이'를 연재하는 한편 연구와 강의, 평론을 병행하며 예술적 사유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전시의 아티스트 리셉션은 오는 7월 3일 오후 5시 예술공간 수애뇨339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윤여선 작가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감각의 층위를 회화로 집약해 선보이는 자리다. 동시에 앞으로 이어질 'APEIRO' 프로젝트의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펼쳐 보이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윤여선 개인전 '잔존하는 감각' (포스터_예술공간 수애뇨339)
윤여선 개인전 '잔존하는 감각' (포스터_예술공간 수애뇨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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