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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재발견…장 건강부터 근육량까지 ‘긍정 신호’

하루 2~3잔 카페인 커피, 치매 위험 18% 낮춰 디카페인은 효과 제한적·과도한 섭취는 경계

[시사매거진 신혜영 기자] 일상 속에서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건강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며 주목받고 있다. 장 건강은 물론 정신 상태, 나아가 근육량과 체성분, 인지기능까지 연관성이 확인되면서 커피의 기능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사진_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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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 변화…“디카페인도 효과”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APC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진은 커피 섭취가 장내 미생물 구성에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커피를 마시는 31명과 마시지 않는 31명을 비교 분석했으며, 하루 3~5잔을 섭취하는 집단을 ‘커피 섭취자’로 정의했다. 참가자들은 2주간 커피를 중단한 뒤 다시 섭취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 반응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커피 섭취자에게서는 ‘에게르텔라’, ‘크립토박테리움 쿠르툼’ 등 위산 분비와 담즙 생성을 돕는 유익균이 더 많이 발견됐다. 이러한 미생물은 염증 억제와 유해균 제거에 기여하며 전반적인 건강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목할 점은 카페인이 없는 디카페인 커피 역시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커피에 함유된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장내 환경과 정서적 안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커피를 섭취한 그룹은 스트레스, 우울감, 충동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카페인 커피는 불안 감소와 집중력 향상에, 디카페인 커피는 학습 능력과 기억력 개선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에 참여한 존 크라이언 박사는 “커피는 장내 미생물과 신진대사, 정서 상태와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식이 요소”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표본 규모가 작고 식이 요소 통제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해석에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_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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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잔 이상”…근육량·체지방 지표 개선

국내 연구에서도 커피의 긍정적 효과가 확인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자료를 바탕으로 커피 섭취와 체성분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20세 이상 성인 1만 544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는 커피 섭취 빈도와 근육량, 체지방 등 주요 지표 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분석 결과, 하루 3회 이상 커피를 마시는 남성은 하루 1회 미만 섭취군보다 사지근육량지수ASMI)와 제지방량지수(LBMI)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역시 동일한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체지방량지수(FMI)는 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하루 3회 커피를 마시는 그룹의 체지방량지수는 7.68로, 하루 1회 미만 섭취군(7.81)보다 낮았으며, 사지근육량지수와 제지방량지수는 각각 5.91, 15.67로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차이가 있었다. 50세 이상 남성에서는 커피 섭취가 많을수록 근육량 지표가 뚜렷하게 증가했으며, 여성의 경우 50세 이상에서는 사지근육량과, 50세 미만에서는 제지방량과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카페인의 에너지 대사 촉진과 지방 산화, 근육 기능과 관련된 생리적 기전과 연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단면 연구의 특성상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43년 추적 결과…“치매 위험 18% 낮아”

지난 4월 28일 국제학술지 JAMA에 게재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를 하루 2~3잔 섭취한 집단에서 치매 위험과 인지기능 저하 지표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Nurses’ Health Study와 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으며, 총 13만여 명을 최대 4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이 기간 동안 약 1만1천 건의 치매 사례가 확인됐다.

분석 결과 카페인 커피 섭취가 많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치매 위험이 약 18% 낮았으며, 주관적 인지 저하 비율 역시 7.8%로, 낮은 섭취군(9.5%)보다 적었다. 연구진은 카페인이 뇌의 아데노신 수용체 작용을 억제해 각성과 집중력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작용이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유지와 연관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디카페인 커피에서는 치매 위험 감소나 인지기능 개선과의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커피의 다양한 항산화 성분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에서는 ‘카페인’이 핵심 변수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앞서 해외 연구에서는 커피가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켜 소화기관과 정서 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커피 섭취자에게서는 염증 억제와 유해균 제거에 관여하는 유익균이 더 많이 나타났으며, 스트레스와 우울감 지표 역시 낮은 경향을 보였다.

(사진_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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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음료로 재조명”…과도한 해석은 경계

이번 연구들은 커피가 단순한 각성 음료를 넘어 장 건강과 정신 건강, 신체 구성까지 폭넓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유사한 효과가 확인되면서, 커피의 건강 효능이 카페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해석에 대해선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개인의 식습관, 생활 방식,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커피 섭취만으로 건강 개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카페인은 개인별 민감도가 크게 다른 물질이다. 일부는 소량에도 수면에 영향을 받는 반면, 다른 이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기도 한다.

결국 커피 섭취의 관건은 ‘적정량’과 ‘개인별 반응’이다. 건강 효과를 기대하더라도 수면의 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섭취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가 일상 속에서 비교적 쉽게 접근 가능한 식품이라는 점에서,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보다 명확한 건강 효과가 규명될 경우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커피, 한 잔에 담긴 문명사
에티오피아 목동의 발견에서 글로벌 문화까지

(사진_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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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한 잔의 커피에는 대륙을 넘나든 교역의 역사와, 시대를 바꾼 사상 교류의 공간, 그리고 현대 소비문화의 흐름까지 응축돼 있다. 오늘날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호식품 중 하나인 커피는 어떻게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을까.
커피의 기원은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설에 따르면 목동 칼디가 염소들이 붉은 열매를 먹고 활발해지는 모습을 보고 그 효능을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이 열매가 바로 커피 체리다.
이후 커피는 아라비아 반도로 전파되며 본격적인 음료 문화로 발전했다. 특히 15세기 예멘에서 커피는 처음으로 상업적 재배와 소비가 이루어졌고, 항구 도시 모카는 커피 무역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모카 커피’라는 명칭도 이 도시에서 유래했다.

유럽을 깨운 ‘검은 혁명’
16~17세기, 커피는 오스만 제국을 거쳐 유럽으로 확산됐다. 처음에는 낯선 이슬람 문화의 음료로 경계받았지만, 곧 런던·파리·베네치아 등 주요 도시에서 커피하우스가 급속히 늘어났다.
이 공간은 단순한 음료 소비 장소가 아니었다. 정치, 철학, 과학 논의가 이루어지는 지식 교류의 장이었으며, 일종의 ‘근대적 공론장’으로 기능했다. 커피는 유럽 사회의 사고방식을 바꾼 촉매제 역할을 한 셈이다.
18세기 이후 유럽 열강은 커피 생산지를 확대하며 식민지 농업 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브라질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으로 성장했고, 오늘날까지도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세기 이후 커피는 산업화와 함께 대량 생산·대량 소비 구조로 전환되며 전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커피의 종류, 맛을 결정하는 과학
커피는 역사뿐 아니라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도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먼저 원두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부드러운 향과 균형 잡힌 맛을 지닌 아라비카(Arabica), 그리고 강한 쓴맛과 높은 카페인을 특징으로 하는 로부스타(Robusta)다. 로스팅 정도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라이트 로스트는 산미가 강조되고, 미디엄 로스트는 균형 잡힌 풍미를 제공하며, 다크 로스트는 깊고 쓴맛이 강해진다.
추출 방식 역시 다양하다. 고압으로 짧게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물을 이용한 아메리카노, 우유를 더한 라떼와 카푸치노, 그리고 저온으로 장시간 우려내는 콜드브루까지 방식에 따라 커피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오늘날 커피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문화가 되었다. 스타벅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일상 속 커피 소비를 표준화하는 한편, 각 지역의 로컬 카페들은 개성 있는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커피는 이제 기호식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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