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예권, “리스트는 소리의 시인”… 3년 만에 신보 발매
‘사랑의 꿈’부터 ‘메피스토 왈츠’까지, 11곡으로 펼친 정서의 스펙트럼 5월 전국투어 돌입, 예술의전당서 리스트 프로그램 선보여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3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화려한 기교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프란츠 리스트를 보다 깊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조명한 음반이다.
선우예권은 5월 7일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리스트]를 발매했다. 2020년 [모차르트], 2023년 [라흐마니노프, 리플렉션] 이후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이번 앨범에는 <위안>, <사랑의 꿈>, <메피스토 왈츠>, <헝가리안 랩소디 제2번> 등 널리 사랑받는 대표작을 비롯해 <고타 군주들의 묘지 섬>과 같은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 그리고 다양한 편곡 작품들이 고루 수록됐다. 특히 <리골레토 패러프레이즈>, 로베르트 슈만-리스트의 <헌정>, 펠릭스 멘델스존-리스트의 <노래의 날개 위에>, 프란츠 슈베르트-리스트의 <물레 돌리는 그레첸>과 <물방앗간 청년과 시냇물>, 데사우어-리스트의 <유혹>까지 포함되며, 리스트 음악의 스펙트럼을 입체적으로 펼쳐 보인다.
선우예권은 이번 음반에서 ‘기교의 화려함’ 너머에 존재하는 리스트의 본질에 집중했다. 그는 “리스트에 관한 저의 관심은 화려한 테크닉 너머에 존재합니다. 저를 진정으로 매혹시키는 것은 <위안>의 지극히 서정적인 순간부터 <메피스토 왈츠>의 극적이고 초월적인 장면까지 이어지는 상상력의 깊이와 광대한 정서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리스트를 화려한 기교의 향연으로 소개하기보다, 그의 음악이 지닌 풍부한 표현력과 철학적인 깊이를 드러내고 싶다”고 덧붙이며 이번 앨범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리스트는 피아노 편곡을 하나의 독립된 예술로 끌어올린 작곡가로 평가된다. 선우예권은 이에 대해 “리스트는 ‘소리의 시인’”이라며 “인간의 목소리가 지닌 본질을 간직하면서도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그것을 새롭게 말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록곡 가운데 데사우어의 가곡을 바탕으로 한 <유혹>에 대해 그는 “우연히 접한 작품이었지만 그 내밀함과 진정성에 깊이 매료됐다”며 “리스트는 이 음악의 가치를 정확히 꿰뚫어 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우승을 통해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린 선우예권은 이후 미국과 유럽 주요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오며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데카 레이블을 통해 발표한 앨범들 역시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한편 선우예권은 새 앨범 발매와 함께 5월 전국 투어 리사이틀에 나선다. 전국 7개 도시에서 이어지는 이번 투어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서울 공연은 5월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전반부에는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20번, 후반부에는 이번 앨범 수록곡인 리스트 작품들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이번 음반과 리사이틀은 ‘비르투오조’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져 있던 리스트 음악의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자리로, 선우예권이 들려줄 보다 깊어진 음악 세계에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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