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용우 환경칼럼] 북극 빙하와 '수(水)'의 붕괴
동양철학 '오행'으로 살펴보는 북극의 해빙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빙하 붕괴를 동양철학의 오행(五行) 사상에 입각해 살펴보면, 이것은 단순한 '빙하 감소'가 아니라 '수(水)'라는 행이 지구 시스템에서 구조적으로 무너지는 사건이다.
오행사상에서 수(水)는 단순한 ‘물’이 아니다. 수(水)는 장기 저장이고 냉각 · 완충 · 기억이다. 생태적 시스템으로 보면 에너지 저장고이고 속도 조절 장치이며 극단을 막는 완충층,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는 '시간 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북극 빙하는 지구 최대의 수(水) 장치라 할 수 있다. 북극 빙하의 과학적 기능 또한 수(水)의 기능이라 할 수 있다. 태양 에너지를 반사하는 과학적 기능인 북극 빙하의 알베도(반사율), 열을 흡수하고 지연시키는 북극 빙하의 냉각 효과, 열을 분산시키는 해류 효과, 담수 저장을 통한 비축 효과, 기후 안정을 이루는 완충층의 역할 등 이 모두가 오행에서 수의 기능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북극의 빙하는 지구의 ‘냉각 배터리’인 셈이다.
그런데 북극 빙하가 녹아내리는 수 붕괴의 1차 결과는 바로 화(火)의 폭주로 이어진다. 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얼음 감소가 빛의 흡수율을 증가시키고 해빙은 열 저장을 증가시키며 해류 약화는 열을 정체시킨다. 오행으로 표현하면 수(水)의 약화가 화(火)의 직접 증폭을 불러오고 결국 상극(수극화) 기능이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단순히 “기온 상승”이 아니라 열 제어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붕괴는 연쇄적으로 일어나 결국 오행 전체가 무너지게 된다. 이를 단계별로 살펴보면 빙하 소실, 해양 열 저장 같은 수 붕괴는 폭염, 산불, 해양 열파와 같은 화 과잉을 불러오고 이는 숲 고사, 툰드라 붕괴와 같은 목 붕괴와 영구동토 해빙, 메탄 방출이라는 토 붕괴와 글로벌 규제와 국제 질서 붕괴라는 금 붕괴를 연이어 불러오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행 붕괴는 전체 시스템 붕괴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로 알려진 임계점 또한 오행적으로 정의하자면 수(水)가 더 이상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다. 즉, 빙하가 완전히 사라지면 수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재생 경로가 완전히 차단되어 “회복”이라는 개념 자체가 완전히 붕괴하게 된다.
북극이 ‘마지막 보루’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행 순환에서 수는 끝이자 시작이다. 수가 무너지면 순환은 닫히지 않는다. 즉, 북극이 붕괴되면 지구 시스템이 ‘닫힌 순환’에서 ‘열린 폭주’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북극과 그리 멀지 않은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북극항로가 열리고 부산을 발판으로 한반도가 국제적인 해양산업과 물류의 메카로 우뚝 설까? 그전에 일어날 기후적인 면만 살펴보자.
먼저 수의 완충 실패인 제트기류 붕괴로 한파와 폭염이 공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수의 저장이 방출로 전환되는 수증기 과잉으로 집중호우가 일상화 될 것이다. 또한 수의 불균등 현상인 지역 수 분배의 붕괴로 가뭄이 예상되며 수의 질적 변화인 열팽창으로 해수면 상승이 현실화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빙하 복원 기술이나 탄소 포집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기술이 아닌 진짜 해법이 필요한 것이다. 오행적으로 말하자면 화를 감축하고 토를 회복하며 금을 강화하고 수를 보호하는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화의 감축은 총에너지 사용을 감소시키는 일이며, 토 회복은 토양·습지를 보존하고 탄소를 포집하는 것이며, 금 강화는 강제적 상한을 정하고 국제적 규제를 철저히 행하는 것이며 수의 보호는 바로 북극 개발을 중단하고 해류 보전에 앞장서는 일이 된다. 수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하는 것이다. 북극 빙하 붕괴는 기후 변화가 아니라, 지구의 ‘수(水) 기억 장치’가 지워지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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