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미술관, ‘2026 금호영아티스트’ 2부 전시 개막
박현진·정수정·최지원 개인전 (4/24~5/31)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금호미술관이 신진 작가 지원 프로그램 ‘금호영아티스트’의 23번째 결실을 선보인다.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31일까지 개최되는 “2026 금호영아티스트” 2부 전시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 6인 중 박현진, 정수정, 최지원의 개인전이 공개된다.
‘금호영아티스트’는 2004년 시작된 금호미술관의 대표 공모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총 107명의 신진 작가를 발굴해 개인전을 지원해왔다.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 태도와 잠재력을 조명하며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온 이 프로그램은 올해 역시 두 차례 전시로 나뉘어 진행된다. 앞서 1부에서는 강동훈, 문주혜, 서원미의 전시가 열렸으며, 이번 2부에서는 서로 다른 감각과 문제의식을 지닌 세 작가의 작업이 관객과 만난다.
박현진의 개인전 <에코 트랙스>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반려견의 죽음 이후에도 지속되는 기억과 감정에서 출발해 로봇 개 ‘에코’와 함께한 경험을 조각, 설치, 영상, 사운드로 확장한다. 특히 어질리티 훈련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응 없음’이라는 상황을 통해 인간이 타자를 길들이고 관계를 맺어온 방식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전시장에 놓인 구조물들은 공허한 훈련의 흔적처럼 남아 관계의 본질을 되묻게 한다.
정수정의 <하얀색 운동화: 죽음도 좋지만, 그러면 사랑이 없잖아>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풍경을 회화로 풀어낸다. 작가는 신화, 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서사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낯설면서도 익숙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10미터에 달하는 대형 작품 <하얀 운동화들>(2026)에서는 인물과 자연의 형상이 서로 충돌하며 밀려드는 가운데 삶과 죽음의 사건들이 동시에 펼쳐진다. 이는 죽음을 삶의 반대편이 아닌 삶 내부에서 작동하는 또 다른 운동성으로 바라보게 한다.
최지원의 <글레이즈드 피버>는 아름다움과 욕망의 긴장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19세기 유럽 도자기 인형과 난초 이미지를 결합해 장식적 대상 이면에 잠재된 집착과 열망을 드러낸다. 특히 빅토리아 시대 ‘난초 열병’에서 착안한 이번 작업은 소유와 시선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욕망의 구조를 상기시킨다. 확대된 인형의 얼굴과 화면을 가득 채운 난초는 관람객을 압도하며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행위 자체에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는 관계, 죽음, 욕망이라는 서로 다른 주제를 통해 동시대 미술이 포착하는 감각의 스펙트럼을 펼쳐 보인다. 각기 다른 매체와 서사를 바탕으로 한 세 작가의 작업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세계와 맺는 방식에 대한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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