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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모차르트에서 스크랴빈까지…고전과 황홀경의 음악 여정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 협연, 이하느리 신작 ‘As if……II’ 세계 초연 9일 체임버 클래식스 V, 시대악기로 만나는 모차르트 11일 최수열 지휘로 스크랴빈 ‘법열의 시’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Kristian Bezuidenhout) (c)Marco Borggreve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Kristian Bezuidenhout) (c)Marco Borggreve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이 9월 고전주의의 우아한 균형에서 동시대 음악을 거쳐 스크랴빈의 초월적 음악 세계까지 아우르는 두 차례의 정기공연을 선보인다.

9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는 시대악기 연주의 거장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와 서울시향 단원들이 함께하는 <체임버 클래식스 V: 고전 빈>이 열린다. 이어 11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지낸 최수열의 지휘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과 이하느리의 신작, 스크랴빈 교향곡 제4번 ‘법열의 시’를 한 무대에서 만난다.

<체임버 클래식스 V: 고전 빈>의 주제는 ‘건반 악기의 변천사’다. 하프시코드와 포르테피아노, 현대 피아노를 자유롭게 오가는 베자위덴하우트가 서울시향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시대에 따라 달라진 건반 악기의 음색과 질감, 현악기와의 앙상블을 조명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베자위덴하우트는 21세에 브뤼허 고음악 페스티벌 포르테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와 청중상을 동시에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바로크와 고전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독보적인 해석을 선보여왔으며, 현재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예술감독과 잉글리시 콘서트 수석 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SPO 체임버 클래식스(포스터_서울시향)
SPO 체임버 클래식스(포스터_서울시향)

공연은 텔레만의 소나타 G단조, TWV 44:33으로 문을 연다. 독일의 치밀한 대위법과 프랑스풍의 세련된 리듬, 이탈리아의 유려한 선율을 결합한 작품으로, 여섯 성부가 서로 대등하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정교한 앙상블을 들려준다.

이어 모차르트 피아노 삼중주에서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바이올린과 첼로가 독자적인 표현력을 더하며 세 악기가 긴밀한 음악적 대화를 이어간다. 섬세한 장식음과 대담한 전조, 긴장감 있는 변주가 어우러지며 모차르트 특유의 우아함과 생동감을 드러낸다.

공연의 마지막은 모차르트 피아노 사중주 제1번이 장식한다. 당시에는 비교적 생소했던 피아노 사중주 편성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으로, 긴장감 넘치는 G단조의 시작에서 서정적인 안단테와 생기 넘치는 론도를 거쳐 밝은 G장조로 마무리된다. 피아노와 현악기가 동등하게 주고받는 앙상블 속에서 극적인 대비와 풍부한 감정의 흐름을 만날 수 있다.

최수열의 스크랴빈 교향곡 4번(포스터_서울시향)
최수열의 스크랴빈 교향곡 4번(포스터_서울시향)

이틀 뒤인 11일에는 2026 시즌 <최수열의 스크랴빈 교향곡 4번>이 개최된다. 서울시향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최수열이 지휘봉을 잡고, 앞선 실내악 무대에 이어 베자위덴하우트가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1부에서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이 연주된다. 모차르트 후기 협주곡 가운데서도 널리 사랑받는 작품으로, 독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단순한 반주 관계를 넘어 긴밀한 음악적 대화를 펼친다. 당당한 행진곡풍의 1악장과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2악장, 경쾌한 론도로 이어지는 3악장을 통해 모차르트 특유의 우아한 선율과 생명력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서울시향이 위촉한 작곡가 이하느리의 신작 ‘As if……II (스크랴빈의 정원)’이 세계 초연된다. 작곡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반복’의 구조를 바탕으로 미세하게 변형되는 음악적 단위들이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어가는 작품이다. 피아노와 키보드, 두 대의 하프, 기타, 비브라폰 등 다채로운 악기 편성을 통해 입체적인 음향을 구현하며, 스크랴빈의 화성적 아이디어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작품의 부제인 ‘스크랴빈의 정원’은 공연 후반부의 음악적 세계를 예고한다. 이하느리의 신작에 이어 스크랴빈의 교향곡 제4번 ‘법열의 시’가 연주되면서 고전주의에서 동시대 음악을 거쳐 20세기 초의 독창적인 관현악 세계로 무대의 분위기가 확장된다.

최수열이 지휘하는 스크랴빈 교향곡 제4번 ‘법열의 시’는 단악장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인간의 창조적 정신과 초월적 환희를 표현하는 작품이다. 잔잔한 서정성으로 시작한 음악은 악기를 하나둘 더해가며 점차 에너지와 밀도를 높이고, 마지막에는 거대한 관현악의 절정으로 치닫는다. 인간의 의지와 황홀경을 압도적인 음향으로 표현하며 이날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최수열(사진_서울시향)
최수열(사진_서울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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