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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굴레 시리즈 4) “독촉을 넘어 관리로…대한민국 채권추심시장의 변화”

[인포그래픽] 비효율적인 예금압류절차 두 번 우는 채권자(자료_금태섭 의원실)
(시사매거진 DB)

[시사매거진 = 주성진 기자]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금융회사는 채권을 회수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금융회사가 직접 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적인 채권추심회사나 신용정보회사에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채무 채권시장에서 이들이 담당하는 역할은 생각보다 크다.

채권추심은 단순히 채무자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업무가 아니다. 채권의 발생과 변제내역을 확인하고 채무자의 상황을 파악하며 적법한 범위에서 변제를 요청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필요한 경우 법적 절차를 통해 채권을 회수하기도 한다.

국내에는 고려신용정보, NICE신용정보, SCI평가정보 계열 등 다양한 신용정보·채권관리 사업자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회사뿐 아니라 기업, 개인사업자 등 다양한 채권자의 위임을 받아 채권관리와 추심 업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최근 채권추심시장은 중요한 변화를 맞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강하게 추심하는가’가 중요한 것처럼 인식됐다면 지금은 ‘얼마나 합법적이고 효율적으로 회수하는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2024년 10월 시행된 개인채무자보호법은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회사의 자체 채무조정을 활성화하고 채권매각 과정에서의 채무자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과도한 추심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채권추심업계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채무자가 실제로 갚을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반복적인 추심을 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분할상환계획을 수립해 장기간에 걸쳐 회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채권추심의 미래는 ‘독촉’에서 ‘관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채무자를 압박하는 것만으로는 회수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채무 시장에서는 채무자의 경제적 재기가 곧 채권자의 회수 가능성과 연결된다. 채무자가 직장을 잃고 사업을 포기하면 채권 회수 가능성도 낮아진다. 반대로 채무자가 다시 소득을 얻고 경제활동을 시작하면 채권을 회수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따라서 앞으로 채권추심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연락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채무자를 정상적인 상환 상태로 복귀시켰느냐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빚의 시장이 성숙할수록 채무자를 단순한 ‘추심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은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다.

채권추심의 새로운 경쟁력은 독촉의 강도가 아니라 회수와 재기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능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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