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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지키던 제주 동자석, 현관의 문지기가 되다… 문화유산의 새로운 쓰임을 묻다

[시사매거진 김진석 기자] 문화상품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시 관람의 기념품 역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으로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유산을 축소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현대의 생활환경에 맞게 재해석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상품 기획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MU:DS)의 성장세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재단에 따르면 뮷즈는 지난해 연 매출 약 41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9배 성장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21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밀라노 동계올림픽 코리아하우스에서도 소개되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도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요소도 달라지고 있다. 문화유산의 형태를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과 문화적 의미를 함께 담아낸 상품들이 관심을 얻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선물 전문기업 감사모아 주식회사(대표 김지형)가 선보인 '제주도 동자석 도어스토퍼'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제품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2026년 상반기 뮷즈 공모에 선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국립제주박물관 소장 동자석을 모티프로 제작했으며, 무덤을 지키던 제주 전통 석상을 현대 주거공간의 현관으로 옮겨 새로운 쓰임을 부여했다.

동자석은 제주의 장묘문화에서 조상을 기리고 묘역을 수호하는 의미를 담아 세워진 석상이다. 감사모아는 이러한 상징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생활환경에 맞게 기능을 재구성했다. 제품은 자석 방식으로 현관문에 부착할 수 있어 별도의 타공이 필요 없으며, 본체와 석상 부분을 착탈식으로 설계해 향후 돌하르방과 석장승 등 다양한 전통 수호 상징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디자인과 실용신안 출원도 완료해 상품화 기반을 마련했다.

감사모아 김지형 대표는 "문화유산이 박물관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랐다"며 "전 세계 어디에나 있는 현관문이라는 공간을 통해 한국 문화유산을 일상 속으로 연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업 판촉물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창립기념품과 VIP 답례품 시장에서는 기업의 정체성과 이야기를 함께 전달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유산을 활용한 생활용품도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감사모아는 동자석 도어스토퍼를 기업 창립기념품과 VIP 답례품, 공공기관 기념품 등 기업 대상(B2B)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관에서 장기간 사용하는 생활용품이라는 특성과 제주 문화유산이 담긴 스토리,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공모 선정이라는 공공기관 검증은 기업 고객에게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화유산을 활용한 생활상품은 해외에서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세계 주요 박물관들은 소장품을 활용한 디자인 상품과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문화 콘텐츠 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문화유산을 현대 소비환경에 맞게 해석하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전통문화의 활용 범위 역시 넓어지고 있다.

감사모아의 동자석 도어스토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하는 '2026 대한민국 관광공모전' 기념품 부문 2차 심사까지 통과했다. 최종 선정작 25점은 전문가 심사와 국민 온라인 투표를 거쳐 7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문화유산의 가치는 보존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는 방식을 찾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전통문화는 새로운 소비 경험과 산업적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제주 동자석이 현관의 문지기로 다시 태어난 것처럼 문화유산의 활용 방식은 앞으로도 다양한 생활 영역으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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