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부산교회, 노년·청년 1대1 연결… '사회적 가족' 돌봄 모델 추진
1인 가구 증가·정서적 고립 확산 속 세대 간 상호 돌봄 프로그램 운영 안부 확인·디지털 교육·병원 동행 등 생활 밀착형 관계망 구축
[시사매거진 박윤승 기자]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정서적 고립이 사회 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신천지 부산교회가 노년층과 청년층을 연결하는 '사회적 가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천지 부산교회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홀로 사는 어르신과 1인 가구 청년을 1대1 또는 그룹 형태로 매칭해 일상 돌봄과 정서적 교류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가정의 달을 맞은 최근 부산진구 부전시장에서는 70대 이홍자 씨와 20대 대학생 이민성 씨가 함께 장을 보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한 달 전 신천지 부산교회의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사회적 가족'이다.
이 씨는 저녁 반찬에 필요한 채소를 고르고, 이 씨의 짐을 든 이민성 씨는 장보기를 도왔다. 장을 본 뒤에는 병원 예약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사용법을 익히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민성 씨가 스마트폰 화면을 설명하자 이홍자 씨는 "젊은 사람들은 척척 잘해도 우리는 할 줄 몰라서 못한다"며 웃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한 봉사나 교육에 그치지 않는다. 이민성 씨는 한 달에 두 차례 이홍자 씨 집을 찾아 함께 저녁을 먹고 반찬 조리법을 배운다. 청년에게는 어르신의 생활 경험이 담긴 지혜가, 어르신에게는 적막한 일상을 채워주는 말동무가 되고 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00년 15.5%에서 2024년 36.1%로 늘었다. 24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가구 형태 변화는 개인의 생활 방식 변화를 넘어 정서적 고립과 고독사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연구원 조사에서도 1인 가구 가운데 외로움을 느낀다는 응답은 62.1%로 나타났다. 사회적 고립을 호소한 비율은 13.6%,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7.6%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 역시 지역사회 안에서 주변과 연결되는 관계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신천지 부산교회의 '가족 맺음' 프로그램은 혈연 중심의 가족 개념을 넘어 자발적 유대에 기반한 돌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핵심은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세대가 서로의 일상에 참여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다.
주요 활동은 정기 방문과 안부 확인, 반찬 나눔, 건강 상태 점검 등으로 구성된다. 청년들이 어르신 가구를 찾아 생활 불편을 살피는 '안부 두드림'을 비롯해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디지털 과외', 어르신이 삶의 경험과 조리법을 공유하는 '인생 레시피'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병원 진료나 관공서 방문처럼 보호자 동행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매칭된 청년이 함께 이동하며 실질적 도움을 제공한다. 교회 측은 이를 통해 어르신의 생활 불편을 줄이고, 청년에게는 지역사회 돌봄의 경험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박진숙 씨는 "자녀들이 타지로 떠난 뒤 혼자 사는 생활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일상을 나눌 가족이 생기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청년 참여자인 정성화 씨도 "처음에는 봉사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진짜 할머니 댁에 가는 것처럼 설렌다"며 "법적인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이 관계를 더 단단하게 묶어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신천지 부산교회 관계자는 "가족은 이제 혈연으로만 규정되는 관계를 넘어 진심 어린 소통으로 만들어가는 선택의 영역이 되고 있다"며 "가정의 달을 맞아 소외된 이웃이 없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교회 내 1인 가구를 위한 사회적 가족 매칭과 관계 심화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겠다"고 말했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지역사회 돌봄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세대 간 자발적 관계망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가족' 모델이 정서적 고립을 줄이는 생활 밀착형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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