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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민, 쇼팽 피아노 협주곡…현악 5중주로 만나

협주곡 1·2번, 금호아트홀 연세 8월 31일 오케스트라 대신 현악 앙상블로 쇼팽의 섬세한 내면 조명

송영민 독주회(포스터_조인클래식)
송영민 독주회(포스터_조인클래식)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피아니스트 송영민이 쇼팽의 두 피아노 협주곡을 오케스트라가 아닌 현악 5중주 편성으로 선보인다.

송영민은 오는 8월 31일(월)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송영민 피아노 독주회―쇼팽 피아노 협주곡 전곡 with String Quintet'을 개최한다. 이날 공연에서는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f단조 Op.21>과 <피아노 협주곡 제1번 e단조 Op.11>을 연주한다.

송영민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는 바이올리니스트 문지원과 박강현, 비올리스트 신경식, 첼리스트 이호찬, 더블베이시스트 조용우다. 오케스트라의 규모와 음향적 스케일을 덜어내는 대신 각 성부의 움직임과 피아노와의 대화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실내악적 접근을 시도한다.

이번 기획의 출발점은 쇼팽의 파리 데뷔 무대에 관한 기록이다. 송영민은 제러미 니콜러스의 저서 『쇼팽: 그 삶과 음악』을 읽던 중, 쇼팽이 파리의 플레이엘 살롱에서 피아노 협주곡 e단조를 연주할 당시 오케스트라가 아닌 현악 4중주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쇼팽은 파리 데뷔 이후 열린 연주회에서 오케스트라와도 협연했지만, 당시 그의 부드럽고 섬세한 연주는 오케스트라의 음량에 묻혀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송영민은 이 일화에서 출발해 쇼팽의 협주곡을 실내악 편성으로 연구하고 연주하는 작업에 나섰다. 쇼팽이 중요한 파리 데뷔 무대에서 오케스트라가 아닌 현악기 편성과 함께 협주곡을 연주했다는 사실에서, 그의 음악적 본질을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특히 쇼팽의 연주를 직접 들었던 동시대 음악가들의 증언은 이번 공연의 음악적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작곡가 이그나츠 모셸레스는 쇼팽의 피아니시모를 극도로 섬세하게 들어야 하는 음향으로 표현했으며, 베를리오즈 역시 그의 피아노 음색을 부드럽고 섬세한 방식으로 묘사했다.

송영민은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오케스트라의 거대한 음향보다 현악 앙상블의 섬세한 질감이 쇼팽 특유의 피아니시모와 부드러운 음색, 그리고 피아노와 각 현악 성부 사이의 긴밀한 대화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보고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연주에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편집한 쇼팽 협주곡의 실내악 버전 악보가 사용된다. 쇼팽 작품은 판본에 따라 슬러와 다이내믹은 물론 음정과 세부적인 음악적 지시에도 차이가 있어, 어떤 에디션을 선택하느냐가 해석의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더블베이스를 맡은 조용우는 쇼팽 협주곡의 실내악 버전 연주 경험을 바탕으로 케빈 케너 편집 악보를 송영민에게 소개했고, 이를 계기로 이번 프로그램이 구체화됐다.

송영민은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쇼팽이 가장 중요한 파리 데뷔 무대에서도 오케스트라가 아닌 현악기 편성과 함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실내악 편성으로 전 곡을 공부해 보는 일이 쇼팽의 본질을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이어 “본 공연의 현악기 파트는 오케스트라 편집본의 특성상 한 분이 일당백의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오케스트라 연주보다 몇 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함께 무대에 오르는 문지원, 박강현, 신경식, 이호찬, 조용우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 포트폴리오 영상 지원 사업 선정에 따른 영상 기록 프로젝트와도 연계된다. 일회성 공연으로 끝나는 시간예술의 특성을 넘어, 쇼팽 피아노 협주곡의 실내악적 해석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보존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송영민 ©soongan
송영민 ©soongan

피아니스트 송영민은 만 14세에 러시아에서 첫 독주회를 열었으며, 2011년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드보르자크 피아노 협주곡으로 유럽 무대에 데뷔했다. 이탈리아 페다라 국제콩쿠르 1위 등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 활동해왔으며, JTBC 드라마 <밀회>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피아노 연주 및 대역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현재 연주자이자 예술감독, 클래식 해설자, 교육자로 활동하며 세종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문지원은 서울대학교와 독일 라이프치히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단원으로 활동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박강현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KBS교향악단 제1바이올린 부수석과 광주시립교향악단 객원수석을 역임했으며, 현재 Ensemble SPES 음악감독 및 지휘자, 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비올리스트 신경식은 서울대학교를 전체 수석으로 졸업하고 베를린 국립예술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막스로스탈 국제 바이올린·비올라 콩쿠르와 브람스 국제콩쿠르 등에서 우승했다. 첼리스트 이호찬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독일 함부르크 음대, 뤼벡 음대, 오스트리아 모차르테움에서 수학했으며 국내외 실내악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더블베이시스트 조용우는 서울대학교와 독일 쾰른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동아음악콩쿠르 1위 등을 수상했으며, JK앙상블과 화음챔버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울림 대신 다섯 현악기의 섬세한 결을 통해 만나는 쇼팽의 협주곡. 송영민이 선택한 실내악이라는 새로운 시선이 쇼팽의 음악을 얼마나 가까이, 그리고 깊이 들려줄지 관심이 모인다.

송영민(사진_조인클래식)
송영민(사진_조인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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